簡札

2022. 10. 7. 13:10간찰용어

簡 札



*대쪽 간(竹-18, 4급)

*쪽지 찰(木-5, 2급)



‘그들 사이에 오간 간찰이 발견되었다’의 ‘간찰’을 보고 무슨 뜻인지 안다면 우리말 한자어 어휘력이 대단한 셈이다. 대충 짐작하지 말고 확실히 알자면 ‘簡札’이라 써서 하나하나 뜯어 봐야 한다.



簡자는 ‘대 죽’(竹)이 의미요소이고, 間(사이 간)은 발음요소다. 종이가 발명되기 전 아득한 옛날에는 길고 납작하게 다듬은 대나무 쪽에다 글을 썼다. 그러한 ‘대쪽’(split bamboo)을 일러 簡이라 했다. 후에 ‘문서’(a document) ‘편지’(letters) ‘간략하다’(simple; brief)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札자는 아득한 옛날에, 글을 쓰려고 다듬어 놓은 얇고 작은 ‘나무 패’(tag)를 가리키는 것이었으니 ‘나무 목’(木)이 의미요소이고, 乙(새 을)은 발음요소로 쓰였다. 후에 ‘표’(a diagram) ‘쪽지’(a note, message)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簡札(간:찰)은 ‘간지(簡紙)에 쓴 편지[札]’가 속뜻인데, 일반 ‘편지’를 통칭하기도 한다.

이칭별칭 간독, 척독, 함찰, 서간, 서찰, 한찰, 어안, 어복, 수묵, 수찰, 수한, 수자, 수간, 화전, 화한, 총전, 전찰, 전독, 척소, 편전, 타운, 신식, 신음, 신편, 함서, 함한, 함음, 적독, 소간
유형 개념용어
정의
안부, 소식, 용무 따위를 적어 주고받는 글. 간독·척독·함찰·서간·서찰·한찰·어안·어복·수묵·수찰·수한·수자·수간·화전·화한·총전·전찰·전독·척소·편전·타운·신식·신음·신편·함서·함한·함음·적독·소간
개설
간찰(簡札)은 오늘날의 편지를 일컫는 말로,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에 안부·소식·용무 따위를 적어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간찰은 봉투인 피봉과 내지로 이루어졌으며, 내지는 머리말인 서두를 비롯하여 상대방의 안부를 묻은 후문, 보내는 이의 근황인 자서, 사연을 적은 술사, 그리고 결미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
조선시대의 경우 간찰을 비롯해서 서찰(書札)·서간(書簡)이 편지의 일반 명칭으로 많이 쓰였고, 문학에서는 문체(文體)의 명칭으로 서독(書牘)·간독(簡牘)·척독(尺牘)이 주로 쓰였다.
간찰을 지칭하는 다른 용어로는 함신(函信)·함독(函牘)·함서(函書)·함찰(函札)·서한(書翰)·한찰(翰札)·한독(翰牘)·한묵(翰墨)·어안(魚雁)·어복(魚腹)·어전(魚箋)·어백(魚帛)·어함(魚函)·어신(魚信)·어신(魚訊)·어서(魚書)·어함(魚緘)·안족(雁足)·안서(雁書)·안음(雁音)·안홍(雁鴻)·운함(雲函)·편저(片楮)·안백(雁帛)·수묵(手墨)·수찰(手札)·수한(手翰)·수자(手滋)·수간(手簡)·수간(手柬)·화전(華箋)·화한(華翰)·총전(寵箋)·전찰(箋札)·전독(箋牘)·전찰(牋札)·척소(尺素)·서장(書狀)·편지(片紙)·편전(便箋)·타운(朶雲)·신식(信息)·신음(信音)·신편(信便)·함찰(緘札)·함서(緘書)·함한(緘翰)·함음(緘音)·적독(赤牘)·소간(小簡) 등이 있다.
간찰은 크게 피봉(皮封)과 내지(內紙)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시대에는 봉투를 일반적으로 피봉이라고 불렀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봉투 방식은 19세기 후반 서양의 근대 우편제도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단, 먼 지방을 왕복할 경우나 특별히 상대방을 존중해야 할 경우에는 피봉을 한 번 더 쌓는데, 이것을 중봉(重封)이라고 한다.
지금의 편지 봉투는 가로로 긴 장방형으로 상단 왼쪽에는 보내는 사람, 하단 오른쪽에는 받은 사람을 적는다. 간찰은 지금의 편지와 달리 세로로 긴 장방형의 형태이다. 일반적으로 오른쪽에 받는 사람·왼쪽에 보내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적는 것이 정격(定格)이지만, 가족이나 친척·사제간·동료 등에게 보낼 때는 보내는 사람에 대한 정보는 생략하고 받는 사람에 대한 정보만 적기도 하고 때로는 받는 사람이 관직에 종사하는 경우 관직명이나 직소(直所)만 적기도 한다. 그리고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이 ‘상서(上書)’ 또는 ‘근배상후(謹拜上候)’ 등과 같은 표현을 쓰기도 한다.
피봉의 위아래 종이가 접히는 곳을 봉함처(封緘處)라고 하는데, 여기에 ‘삼가 봉한다’는 뜻을 나타내거나 공경의 의미를 나타내는 특별한 글자를 쓴다. 근봉(謹封)을 비롯해서 경봉(敬封)·돈봉(頓封)·봉(封)·근돈(謹頓)·돈(頓)·완(完)·함(緘)·배(拜)·식(式)·경(敬)·숙(肅)·정(貞)·각(恪) 등이 그것이다. 한편, 봉함처에는 봉함인(封緘印)을 찍기도 하는데 주로 피봉의 상단에 찍는 경우가 많다. 봉함인으로는 근봉·함·봉·호봉(護封)·근기(謹記)·전신(傳信) 등의 글자를 쓰기도 하고, 각 집안 또는 개인마다 고유의 문구나 명문(名文)·수복(壽福)과 관련된 글자를 새겨서 쓰기도 한다. 그리고 피봉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가 피봉 하단 봉함처에 근봉의 글자 앞에 간찰을 보내는 사람의 착명(着名)을 하는 경우가 보편적이었다.
내지의 구성은 크게 다섯 단락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서두로 간찰의 머리말이다. 서두에는 오랫동안 소식이 막혀서, 그동안 안부를 여쭙지 못해서, 지난번 왕림(枉臨)해 주셔서, 지난번 만나 뵌 이후로, 우연히 만났던 이후로, 지난번 부친 간찰 이후로, 심부름꾼을 통해 보내준 간찰을 받고서, 평소에 교분(交分)이 없었지만, 절기와 계절 인사 등 각양각색의 사항에 따라서 간찰을 쓰는 사람의 심정을 표현한다.
두 번째는 후문(候問)으로 받는 사람 즉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 대목이다. 세 번째는 자서(自叙)로 간찰을 보내는 사람 자신의 근황(近況)을 서술하는 대목이다. 간찰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가 받는 사람에 대해서는 안부를 곡진하면서 세세하게 정성을 다해 묻는 반면 보내는 사람은 근황을 아주 간단하게 표현해 양쪽을 완전히 대조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술사(述事)로 사연을 적는 대목이다. 문집 속의 간찰은 대체로 술사만 수록되는 경우가 많다. 안부를 묻는 간찰은 ‘술사’의 단계가 생략된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인간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술사의 대상이다. 우선 옷·음식(과일, 고기, 생선 등)·지필묵연(紙筆墨硯)·약재(藥材)·서책·그림·달력·부채·각종 생필품 등 물건을 보내는 경우이다. 다음은 구체적인 사건과 관련해서 일이 원만히 처리될 수 있도록 주선을 부탁하거나, 집안의 각종 행사와 질병 등으로 인해 특별히 필요한 물품에 대해 도움을 청하는 경우이다. 그리고 옛 사람들은 과거가 주요 관심사였기 때문에 과거를 준비하고 응시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 즉 소과(小科)와 문과(文科)와 같은 과거시험·초시(初試) 합격·과거 보러 가는 것[應擧]·과거시험에 떨어지는 것[落榜]의 내용이 간찰에 많이 언급된다. 또한 시사(時事)나 학술적인 쟁점 사안, 관직 진출·국가의 경사(慶事)·득남(得男)과 생일 등에 대한 축하인사·관혼상제(冠婚喪祭)·문병(問病)·각종 재해(災害)에 대한 소식을 전하기도 한다.
다섯 번째는 결미(結尾)로 간찰의 끝 부분이다. 결미도 일정한 격식이 있는데, 먼저 술사에서 사연을 다 말한 뒤에 간단히 끝맺는 말을 한다. 간찰의 머리말에서도 표현이 다양하였듯이 끝맺는 말도 사정에 따라 ‘언제쯤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혹은 ‘질병·더위·손님·피곤·인편 등 여러 사정으로 간찰을 길게 적지 못하고 간략하게 적는다’, 또는 절기·계절에 따른 건강을 기원하는 내용을 적는다. 이처럼 끝맺는 말을 한 뒤에는 ‘나머지 여러 얘기는 우선 남겨둡니다. 간찰의 예식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삼가 이 간찰의 내용을 잘 살펴주시기를 바랍니다. 삼가 간찰을 올립니다’라는 내용의 격식적인 표현을 쓰고 그 뒤에 보낸 날짜·성명·올림[재배(再拜)]의 항목을 차례로 적는다.
의의와 평가
옛 사람들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간찰 속에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수많은 양의 간찰이 현재 낱장 또는 첩(帖)의 형태로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다. 정명도(程明道)가 ‘간찰은 유자(儒者)가 가장 가까이 일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였지만, 옛 사람들에게 있어서 간찰은 단순히 안부를 묻고 소식을 전하는 수단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오늘날 간찰이 제자와 스승·동학(同學) 사이에서는 학술과 시사를 토론하는 치열한 담론의 도구로서 인식되었기 때문에 그 내용은 역사를 비롯하여 문학사, 사상사, 경제사 등 다양한 방면에 걸쳐 연구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간찰의 글씨는 서예사의 흐름을 살필 수 있고, 봉함인·착명·시전지(詩箋紙) 등을 통해서도 그 시대의 문화를 살펴보는 데에 그 중요성이 크다. 그러나 고문서에 남아 있는 간찰은 초서(草書)로 쓰여 있어서 판독은 물론 독특한 격식과 용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기에 자료 활용에 어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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