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은 성姓과 씨氏와 명名으로 구성된다

2022. 1. 10. 16:23알아두면 조은글

인명은 성과 씨와 명으로 구성된다

 

 

 

도시국가가 성립된 초기에 거기에는 옛 씨족제도氏族制度가 그대로 도입되어 있었습니다. 씨족제도라는 말은 학문적으로 명확히 규정된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씨족에의 소속은 출생에 의해 정해지며, 그것을 평생 바꾸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예외적으로는 다른 씨족의 양자로 들어가는 일이 있으며 그때는 혈맹血盟의 의식이 행하여지는데, 그것을 거친 자에게는 본래의 씨족원과 동일한 자격이 인정됩니다. 동일씨족의 성원은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비롯된 짙은 혈연자血緣者, 비유적으로 말하여 혈육血肉을 같이하는 자라는 신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동일씨족 성원간의 성적 관계 및 통혼은 금지됩니다. 이 금기를 범하면 근친상간近親相姦으로 간주됩니다. 씨족외혼의 원칙에 따라 부부는 소속씨족을 달리하게 되며, 부계씨족사회에서는 아내만이 남편이나 자식과 씨족을 달리하며, 모계씨족사회에서는 남편이 아내나 자식의 씨족과는 다른 씨족원이 됩니다. 씨족은 대개의 경우 각자의 씨족을 다른 씨족과 구별하는 명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토테미즘과 씨족제도가 결부되어 있을 때는 토템이 씨족명이 되나 씨족과 토템의 결합은 종전에 생각되어온 것만큼 그 예가 많지 않습니다.

중국에서는 씨족제도를 성씨제도姓氏制度라고 부르는 편이 더 적당합니다. 중국의 고대 자유시민은 인명이 세 부분으로 성립되어 있었습니다. 과 씨와 명입니다. 성은 가장 큰 분류인데, 주 왕족의 성은 희이고 제의 군주 일족은 강이었습니다. 성은 혼인 때에 필요한 표지였는데, 그것은 동성同姓 간의 혼인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에서 갈라져 나온 집단의 이름을 씨라고 부릅니다. 씨는 거주지에 따라 명명한 것이 가장 많아서 주를 비롯해 노, , , 등 도시국가의 명칭은 그대로 그 나라 군주의 씨가 되었습니다. 다시 그와 같은 군주의 공실公室로부터 분가한 집안에서는 맹손孟孫, 숙손叔孫 등 시조와 공실과의 연고 관계를 씨로 삼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사마司馬, , 등은 세습된 직업을 씨로 삼은 것입니다. 마지막에 개인명, 즉 부친으로부터 명명된 것이 명이며 이것은 천차만별千差萬別입니다. 다만 중국에서는 실명을 부르는 것을 피하는 풍습이 있고, 실명 외에 자라고 일컫는 부르는 이름이 있습니다. 자는 흔히 실명과 관련이 있는 것을 골라 바로 그것을 연상할 수도 있도록 유념합니다. 공자孔子는 태어났을 때 그 모친이 니산尼山에서 기도해 잉태했다고 해서 이름을 구라고 했는데 그 자를 중니仲尼라고 했습니다.

이란 글자가 여와 생으로 이루어지고, 라든가 강이라든가 사라든가 하는 성이 모두 계집녀변이 붙어 있으므로 이것은 중국에 모계母系 시대가 있었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라는 설이 한때 통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오해로, 과연 중국 고대에 모계 가족제가 있었는가에 대한 실증은 없고, 비록 있다 해도 그렇게 오랜 시대의 것을 현재의 한자가 전승하고 있을 리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성이라는 글자, 또 실재의 성을 표시하는 희, 등의 문자는 모두가 변과 방으로 이뤄진 복합 자체字體여서, 바꿔 말하면 비교적 새로 생긴 글자였습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이들 문자에 계집녀 변이 있는가 하면 성이란 여자와 가장 밀접한 호칭이었기 때문입니다. 중국 고대에는 여자는 성을 부르고 남자는 씨를 부르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여자는 미혼 시절에는 보통 성으로 불릴 뿐 아니라 결혼 후에도 생가의 성을 그대로 부릅니다. 그러므로 주 왕실 일족의 여자는 어릴 때도 희, 다른 집안으로 시집을 가도 희였습니다. 만일 구별할 필요가 있으면 나이 순서에 따라 맹희孟姬라든가 중희仲姬라고 부릅니다. 그러므로 희는 원래는 고유명사였던 것이 춘추시대 이래 희 성의 여자가 상류계급에 가장 많았기 때문에 곧 보통명사가 되어 희 성도 아닌데 귀인의 여자를 희라고 부르게 되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중국의 성씨제도는 신기할 정도로 고대 모라의 씨족제도와 흡사합니다. 로마에서도 완전한 시민권을 가진 자는 세 가지 이름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각각 중국의 세 가지 이름에 해당하는 것인데, 다만 늘어놓는 순서가 다릅니다. 예컨대 Caius() Julius() Caesar()와 같이 세 개 중 최초의 것은 Persona라 하여 개인명이고, Praenomen이라고도 하여 오늘날의 First name에 해당됩니다. 다음에 오는 것은 혈족의 이름 Gens이며 중국의 성에 해당합니다. 보통 남자는 성을 생략해 부르지 않는 것이 관습인 것도 중국과 같습니다. 이에 반해 여자는 늘 Gens를 칭하고 명사를 여성화해 Julia와 같이 부릅니다. 어릴 때도, 다른 가문에 시집가서도 늘 Julia입니다. 후에 모마의 Gens 이름이 보편적으로 개인명으로 사용되게 되자 Julius는 남자, Julia는 여자 이름으로 자주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최후에 오는 CaesarFamilia, 즉 가족명이며 중국의 시에 해당합니다. Caesar 가문은 대대로 황제의 자리에 올랐으므로 후에 이 이름이 황제를 의미하게 되었고, 독일에 들어가자 Kaiser로 되어 20세기 초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알아두면 조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둑이야기  (1) 2022.09.22
육십갑자 납음법  (0) 2022.09.17
음양오행  (0) 2021.12.10
고고천변  (0) 2021.11.11
에라! 만수! 천하대신야  (0) 2021.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