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 29. 14:59ㆍ알아두면 조은글
황상 皇上
황제를 부르거나 지칭할 때 쓰이는 단어 중 하나인 皇上은 중국 사극이 한국에 진출한 이래로 황제가 시청자들의 마음에 들지 않은 행동을 했을 경우 황'쌍/썅'으로 호칭됐다고 카더라
시대를 막론하고 일단 황제가 나온다 하면 쓰이는 皇上이지만 실제로는 청나라 때 사용 되었다고 한다. 황제를 부르거나 지칭할 때 쓰이는 또 다른 단어인 "성상 圣上"이나 "만세 万岁"의 경우 시대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사용 되었다고 한다. 시대별로 황제를 지칭하거나 호칭할 때
한~삼국: 폐하 陛下
당: 성인 圣人 혹은 대가 大家
송: 관가 官家라고 했다고 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판빙빙 주연의 무미랑전기에서 내관 왕덕이 태종에게 "대가"라고 부르는 건 봤어도 송나라는 93포청천도 그렇고 황제한테 "폐하"라고 부르는 건 봤지만 "관가"라고 부르는 건 한 번도 못 봤다.
2 무조건 금색 찬란한 성지 圣旨
황제의 명령이 적힌 종이 "성지圣旨" 드라마에서는 시대를 불문하고 찬란한 금빛 비단에 주사朱砂를 이용해 단정하게 써 내려간 (물론 황제에 따라서 가독성 떨어지게 쓰는 인간도 있음) 것을 보면 안구테러... (노랑색 종이 위에 빨강색이라니!) 아무리 천하의 미세먼지도 자신의 것이라 돈 걱정할 필요가 없는 황상이라지만... 성지 내리는 곳이 한 두 곳도 아니고 재정에 구멍 안 나요? 라는 의문이 들지 않는가?
실제로, 금색 성지는 자주 쓰이지 않았다고 한다. 5품 이상 관원에게 내리는 성지는 3색, 5색, 7색으로 구분했으며 품계가 높을 수록 받을 수 있는 성지의 색깔은 다양했다고 한다. 천을 염색하는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5품 이하의 관원들은 백색 성지를 받았다고 한다.
3 봉천승운황제조왈 奉天承运皇帝诏曰
역시 시대를 가리지 않고 성지圣旨 맨 앞머리에 등장하는 글귀이다. 하지만 실제로 중국에서 "성지圣旨"라는 개념이 통용 된 것은 송 대이며 춘추전국 때는 "명命" "령令" "정政"으로 나뉘었다.
명태조 주원장은 자신이 조회를 보던 전각을 "봉천전奉天殿"이라고 명명했는데 그 후로 성지를 내릴 때 서두에 "奉天承运皇帝诏曰"이라는 글귀를 고정 된 형식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중국성지대관 中国圣旨大观>에 따르면
위진남북조 시기 성지: 응천순시 수자명명 应天顺时受兹明明
당 대의 성지: 문하门下 혹은 짐소응준명朕绍膺骏命 짐응호천지춘명朕膺昊天之春命 등
원 대의 성지: 장생천기력리 대복음호조리 황제성지 长生天气力里 大福荫护助里 皇帝圣旨
명, 청 대의 성지: 봉천승운황제조왈 奉天承运皇帝诏曰 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드라마에서는 봉천승운/황제조왈이라고 끊어 읽지만 실제로는 봉천승운황제/조왈로 끊어 읽었다고 한다.
4 신첩 臣妾
중국명 견환전甄嬛传, 한국명 옹정황제의 여인(이 드라마가 무려 2011년 말에 방영 된 거래요... 나는 그래도 몇 년 안 된 줄 알았는데 내 시간 다 어디 갔어?)을 보신 분이라면 황후가 "臣妾做不到啊!"라고 외친(?) 장면을 떠올리실 수도 있을 것 같다. 기억이 안 나신다면...
쨘
대사도, 이모티콘도 유명해진 채소분蔡少芬배우의 臣妾做不到啊
하지만 이 대사의 앞뒤에는 3살이 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난 황후 의수宜修(채소분蔡少芬 배우가 맡은 역할입니다)의 아들 홍휘弘晖이야기, 순원황후纯元皇后만을 끔찍이 사랑했던 옹정雍正의 마음 그리고 남편인 옹정을 너무나도 원망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의수宜修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 부분 줄거리보다 여기서 중점적으로 다룰 것은 "臣妾"라는 단어다.
상서尚书에서 남자 노예를 신臣, 여자 노예를 첩妾이라 하여 노예의 호칭으로 기록하는 반면 좌전左传에서는 속해 있는 신하의 의미로 남자는 신 臣 여자는 첩妾으로 호칭했다고 기록하였다.
또한 상급자에게 자신의 처첩을 얘기할 때 "臣的妻妾=臣妾"라는 의미로 쓴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후한서后汉书, 송사宋史, 원사元史 명사明史 등의 사서에서는 비빈들을 가리켜 臣妾라고 한 예를 볼 수 있고 뜻 역시 노예라는 의미를 가지지 않았음을 볼 수 있어 후세들에게 극심한 혼란을 주고 있다. 일단은 황후나 후궁들이 자칭할 때 臣妾라는 단어를 쓰는 게 옳지 않다는 주장이 비교적 많으며 臣妾를 대신해 첩 妾, 첩신 妾身, 적첩贼妾, 소첩小妾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다고 한다.
5 공공 公公
사극 드라마에서 내관들이 등장하면 나오는 호칭 "공공 公公" 그런데 실제로 이 "공공公公"이라는 호칭은 나이가 비교적 많은데다가 지위가 높은 이에게 쓰는 호칭이라고 한다.
6 실로 맥 짚기 悬丝诊脉
중국에서는 남녀수수불친男女授受不亲이라는 말이 있다. 남녀가 직접 물건을 주고 받지 않는다 혹은 직접 주더라도 스킨십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주고 받아라. 라는 의미인데 이로 인해 사극에서는 어의가 황실 여성들을 진료할 때나 환자가 여성인데 의사는 남성인 경우에는 환자의 손에 실을 묶고 맥을 짚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문진을 하거나 해당 황실 여성을 시중 드는 이들에게 뇌물을 주는 행위 등을 통해 자세한 증상을 알아낸 다음 약을 짓고 치료를 하는 방법을 썼다고 한다.
7 청나라 남성들의 두발
실제로 청나라 남성들의 두발 변화는 위의 사진과 같다. 전기前期라고 쓰인 초기 그리고 중기에는 땋은 머리를 제외하고 남기는 머리가 거의 없는 반면 만기晚期라고 쓰인 후기에는 그래도 후두부에 머리를 많이 남겨둔 편이다.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무조건 말기 스타일로 밀고 나간다..
(그래도 우리나라 시청자들에게 높은 진입장벽)
8 격격格格= 공주公主
格格要出嫁라는 드라마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多尔衮: 按照满族话讲 就是公主的意思
다이곤(사진 속의 남자): 만주어로 말하자면 "공주"라는 뜻이란다.
하지만... 실제로 "공주"는 황제 혹은 왕의 딸이거나 황실 혹은 왕실 종친의 딸로서 봉호封号와 봉지封地가 있는 반면 청나라의 격격格格는 그런 것이 없었다. 후금 때에는 국군国君과 패륵贝勒의 딸을 격격格格이라고 불렀으며 청나라 친왕들의 첩 중에 계급이 낮은 첩을 가리켜 격격格格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9 小姐 아가씨
사극에서 하인을 부리는 집안에 딸이 있다면 들을 수 있는 호칭 "小姐(아가씨)"
그런데 "小姐"는 2가지 뜻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미혼인 젊은 여성에 대한 존칭이고 (한국인들도 중국어를 배울 때 이 의미만 배우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을 가리키는 의미라고 한다.
사실, 송나라 때만 해도 "小姐"는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을 의미했으며 (물론 성매매에 종사하지 않아도 小姐라고 불린 경우도 종종 있었고) 미혼의 규수들은 "小娘子"라고 불렸다.
우리가 아는 미혼의 젊은 여성으로서의 小姐라는 개념은 명, 청 때 생긴 것이라고
최근 들어서 小姐가 또 다시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의 의미를 갖게 되었는지라 중국 여행을 하실 분이라면 주의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 종업원은 남녀 상관없이 "服务员"이다.
10 북을 쳐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 击鼓鸣冤
신문고 울리기 라고 하려다가... 그냥 북을 쳐 억울함을 호소함이 나을 것 같아서 썼다.
북을 울려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도 명, 청 때 시작 된 제도이며 그 전에는 관리들의 퇴근 알람 용도로 북을 한 번 쳤다고 한다.
11 현령들이 곤장 칠 때
사극에서는 일반적으로 첨통签筒을 던지며 "호되게 쳐라!"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실제로는 첨자签子마다 의미가 있다고 한다.
백(白)첨자: 아무렇게나 치되 피를 보면 안 됨 随便打打 不要见血
홍(红)첨자: 피를 봐도 되지만 뼈를 건드리면 안 됨 皮开肉绽 不许上骨
흑(黑)첨자: 근육과 뼈를 건드려도 되지만 피를 보면 안 됨 不许见血 伤筋动骨
12 화상和尚
중국 사극에서는 스님들을 "화상和尚"이라고 부르는데 사실 "화상"은 "태감太监"과 같이 등급이 나눠진 호칭이며 모든 스님들이 "화상"이라 불릴 자격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화상"이 존칭이라는 것은 맞는 사실이며 일정한 자격과 일정한 도행道行을 갖춰야 비로소 "화상"이라고 불릴 자격이 주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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