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16. 15:51ㆍ박물관후기
御製小學序
(어제소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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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學은 何爲而作也오 古之人이 生甫八歲어든 必受是書하니 卽三代敎人之法也라。
소학은 하위이작야오 고지인이 생보팔세어든 필수시서하니 즉삼대교인지법야라。
소학은 어찌하여 지었는가? 옛사람은 낳은 지 겨우 8세가 되면 반드시 이 책(小學)을 받아 <배웠으니> 즉 삼대(三代: 중국 고대 夏, 商, 周 나라) 시대에 사람을 가르치던 방법이다.
自嬴秦坑焚以來로 經籍이 蕩殘하여 存者幾希하니 此新安朱夫子之所以愾然乎世敎之弛하사
자영진갱분이래로 경적이 탕잔하여 존자기희하니 차신안주부자이소이개연호세교지이하사
輯舊聞而牖來學者也라。
집구문이유래학자야라。
영진(嬴秦: 嬴은 진 나라 임금의 성씨로 진시황(秦始皇)을 말함)의 갱분(焚書坑儒: 사상 서적을 불태우고 유학자를 생매장한 일)이래로 경적(유교의 사상과 가르침을 적어놓은 책)이 한꺼번에 싹 제거되어 보존된 것이 거의 없어서 신안(新安)의 주부자(朱子)가 세교(세상의 가르침)의 느슨함을 한탄하여 옛적에 들은 것을 모아서 미래의 학자들을 계몽하여 인도한 것이다.
鳴乎라 是書也 規模節次粲然備具하여 有內外之分하고 有本末之序하니 曰立敎 曰明倫 曰敬身玆三者는
명호라 시서야 규모절차찬연비구하여 유내외지분하고 유본말지서하여 왈입교 왈명륜 왈경신자삼자는
內也며 本也요 次言稽古는 所以摭往行而證之也요. 曰嘉言 曰善行玆二者는 外也며 末也라.
내야며 본야요 차언계고는 소이척왕행이증지야요. 왈가언 왈선행자이자는 외야며 본야라.
오호라! 이 책은 규모(規模: 본보기가 될만한 일)와 절차(節次: 일의 순서나 방법)가 뚜렷하고 분명하게 갖추고 있어, 내외(內外: 외편과 내편)이 구분되어 있고, 본말(本末: 바탕과 끝)의 차례가 있으니, 말하기를 입교(立敎: 가르침에 임함), 말하기를 명륜(明倫: 윤리를 밝힘), 말하기를 경신(敬身: 몸을 정중하게 함) 이 세 가지는 내(內篇)이며 본(本: 바탕)이고, 다음에 말한 계고(稽古: 옛것을 살피어 공부함)는 왕행(前言往行: 옛 성현의 말과 행동)을 뽑아서 증명한 것이고, 말하기를 가언(嘉言: 본받을 만한 좋은 말), 말하기를 선행(善行: 착하고 어진 행실)이 두 가지는 외(外篇)이며 말(末: 끝)이다.
果能於斯三者에 沈潛反覆하여 驗之于身하면 則二者는 不過推廣而實之而已니 譬如綱擧則目張하고
과능어사삼자에 침잠반복하여 험지우신하면 즉이자는 불과추광이실지이이니 비여강거즉목장하고
根培則支(枝)達이라 此正小子入道初程이요 蒙養之聖功이니 豈易言哉아 若夫敬身一篇은 儘覺緊切이라.
근배즉지(지)달이라 차정소자입도초정이요 몽양지성공이니 기이언재아 약부경신일편은 진각긴절이라.
과연 이 세 가지(立交, 明倫, 敬身)에 침잠(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서 깊이 몰입함) 하고, 반복(反覆) 하여 몸에 체험하면 두 가지(嘉言, 善行)는 미루어 넓힘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비유컨대 벼리(그물을 오므렸다 폈다 하는위쪽 코를 꿰어 놓은 줄)를 들면 그물눈이 커지고, 뿌리를 북돋으면 가지가 뻗어나감과 같은 것이다. 이는 바로 소자(어린아이)가 도(道: 방도)에 들어가는 첫 길이며, 어린이를 깨우쳐 가르치는 성인(聖人)의 공부이니, 어찌 쉽게 말할 수 있겠는가? 경신(敬身) 한편에 대해서는 참으로 긴요하고 절실함을 깨닫는다.
蓋嘗論之컨데 敬者는 聖學之所以成始成終 徹上徹下니 而敬怠之間에 吉凶立判이라.
개상론지컨대 경자는 성학지소이성시성종 철상철하니 이경태지간에 길흉립판이라.
일찍이 논의해보건대 경(敬)이라는 것은 성학(聖學: 성인인 가르친 학문. 儒學을 말함)의 시작을 이루고 끝남을 이루며, 아래위를 관통하는(처음부터 끝까지 빈틈이 없음) 것으로서 경(敬: 공경)과 태(怠: 나태함)의 사이에는 길흉(좋은 일과 나쁜 일)의 판별이 선다.
是以로 武王踐阼之初에 師尙父之所以倦倦陳戒者 不越乎是하니 學者誠有味于斯하여 動靜必於敬하고
시이로 무왕천조지초에 사상부지소이권권진계자 부월호시하니 학자성유미우사하여 동정필어경하고
造次必於敬하여
조차필어경하여
이 때문에 무왕(周 나라 개국 군주)이 천조(踐阼: 천자가 즉위함) 한 초기에 태사(太師: 천자를 보좌하는 가장 높은 벼슬)인 상부(尙父: 존중하여 아버지와 같이 대우할만한 사람. 즉 강태공을 말함)가 권권(倦倦: 진력나다, 귀찮을 정도로) 하게 경계를 올린 것이 이 경(敬)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니, 배우는 사람은 정성으로 여기에 맛을 들여 동(動)과 정(靜)을 반드시 경(敬)으로 하고 조차(造次: 얼마 안 되는 짦은 동안)에도 반드시 경(敬)으로 하여
收吾出入之心하고 立吾正大之本하여 今日下一功하고 明日做一事하여 於不知不覺之中에 靈臺泰然하여
수오출입지심하고 입오정대지본하여 금일하일공하고 명일주일사하여 어부지불각지중에 영대태연하여
表裏洞徹하면
표리동철하면
나의 출입하는 마음을 거두어들이고 나의 정대(正大: 바르고 옳아서 사사로움이 없음) 한 근본(根本)을 세워, 오늘 한가지 공부를 하고 내일 한가지 일을 하여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한 사이에 영대(靈臺: 신령스럽다는 뜻으로 마음을 이르는 말)가 태연(편안) 해지고 표리(表裏: 겉으로 드러나는 말과 속으로 품는 생각)가 막힘없이 환하게 통하면
則進乎大學하여 所謂修身齊家治國平天下之道를 特一擧而措之矣니 其於風化에 烏可少補云爾리오。
즉진호대학하여 소위수신제가치국평천하지도를 특일거이조지의니 기어풍화에 오가소보운이리오。
대학(大學)에 나아가서는(들어가서는) 이른바 “수신제가치국평천하(몸을 닦고 집을 안정시킨 후 나라를 다스리며 천하를 평정함)”의 방도를 다만 한번 들어서 조치(措置: 일을 잘 정돈하여 처치함)하면 되는 것이니 그 풍화(風化: 교육과 정치를 잘하여 세상의 풍습을 잘 교화시킴)에 어찌 적은 도움이 될 뿐이겠는가?
歲在甲戌春正月哉生魄에 序하노라。
세재갑술춘정월재생백에 서하노라。
해는 갑술년(肅宗 20년. 1694년) 춘정월(음력 1월) 재생백(달의 검은 부분이 처음 생긴다는 뜻으로 음력16일)에 서문을 짓노라.
[출처] 숙종(肅宗) - 소학서문(小學序文) 필사/ 해석|작성자 벽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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