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17. 10:58ㆍ한문기초書
북산이문(北山移文)-공치규(孔稚圭)
북산의 이문-공치규(孔稚圭)
鍾山之英(종산지영)과 : 종산의 정령과
草堂之靈(초당지영)아 : 초당의 신령이
馳煙驛路(치연역로)하여 : 안개로 하여금 역로로 달려가
勒移山庭(륵이산정)이라 : 이문을 조안의 등서이에 새기게 하였다
夫以耿介拔俗之標(부이경개발속지표)와 : 무릇 지조와 절개가 세속에서 빼어나는 풍모가 있어야 하고
蕭洒出塵之想(소쇄출진지상)으로 : 마음이 씻은 듯이 말고 깨끗하여 홍진을 뛰어넘는 기상이 있어야 하며,
度白雪以方潔(도백설이방결)하고 : 몸은 흰눈을 갓건너서 온 것처럼 결백하여야 하며,
干靑雲而直上(간청운이직상)은 : 뜻은 하늘의 푸른 구름을 능가하여 곧바로 하늘 위에 다다라야 하는 것이다
吾方知之矣(오방지지의)라 : 나는 은자를 그렇게 알았다
若其亭亭物表(약기정정물표)하고 : 은자란 만물 표면에 우뚝 솟아있고 밝고
皎皎霞外(교교하외)하라 : 노을같은 속세 밖에 빛나고 있어야 한다.
芥千金而不眄(개천금이불면)하고 : 천금을 초개같이 여겨 돌아보지 않고,
屣萬乘其如脫(사만승기여탈)하다 : 만승의 천자의 자리라도 신발짝을 버리듯 하여야 한다
聞鳳吹於洛浦(문봉취어락포)와 : 주의 영왕의 태자 진이 낙포에서 생황으로 봉황의 울음소리를 내는 것을 들은 것과
値薪歌於延瀨(치신가어연뢰)가 : 또는 소문선생의 연뢰에서 나뭇꾼의 노래를 들었던 일 같은 일이
固亦有焉(고역유언)이라 : 진실로 또한 세상에 있었다.
豈期始終參差(기기시종삼차)하고 : 어찌 기약하였으리오, 친구 주옹의 마음이 처음과 끝이 달라
蒼黃反覆(창황반복)하여 : 푸르고 노랗고가 반복되어
淚翟子之悲(루적자지비)하고 : 묵자가 흰 것이 여러 열료에 물들어짐에 눈물 흘리고
慟朱公之哭(통주공지곡)하다 : 양주가 선과 악의 갈림길에서 통곡하는 것을 아파하였다
乍廻迹以心染(사회적이심염)하고 : 담깐 발걸음을 돌렸으나 마음은 속세에 물들고
或先貞而後黷(혹선정이후독)이니 : 혹은 먼저는 지조가 곧았으나 후에는 더러워졌으니
何其謬哉(하기류재)오 : 어찌하여 그가 그렇게 잘롯되었는가
嗚呼(오호)라 : 아아
尙生不存(상생불존)하고 : 상생은 이 세상에 있지 않고
仲氏旣往(중씨기왕)하고 : 중장통은 이미 가버렸으니
山阿寂寥(산아적요)하여 : 산과 언덕은 고요하고 적막해졌는데
千載誰賞(천재수상)고 : 천년을 두고 누가 산과 언덕의 멋을 감상하리오
世有周子(세유주자) 하니: 세상에 주옹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雋屬之士(준속지사)라 : 아주 뛰어난 선비였다
旣文旣博(기문기박)하고 : 문장을 잘 짓고 박식하였고
亦玄亦史(역현역사)로다 : 현묘한 철학에 통달하고 역사에도 밝았다
然而學遁東魯(연이학둔동로)하고 : 그러나 학문은 동로의 안합 은일 사상을 따르고
習隱南郭(습은남곽)하다 : 관습은 남곽자기의 무아경을 익혔다
竊吹草堂(절취초당) 하고: 그러나 그는 은자가 아니면서 거짓 초당에서 살았고
濫巾北岳(남건북악)하다 : 북악에서 함부로 은자들이 쓰는 두건을 쓰고 다녔다
誘我松桂(유아송계)하며 : 그는 나 북산의 소나무와 계수나무를 유혹하였고
欺我雲壑(기아운학)하여 : 나 북산의 구름과 골짜기를 속여왔다
雖假容於江皐(수가용어강고)나 : 비록 그가 강호에서 은자를 흉내내었으나
乃纓情於好爵(내영정어호작)이라 : 마음은 좋은 작록에 얽매여 있었던 것이다
其始至也(기시지야)에 : 그가 이 산에 들어왔을 때에는
將欲排巢父拉許由(장욕배소부랍허유)하고 : 소부를 밀어낼 듯 하고 허유의 기세를 끌어내릴 듯 하였고
傲百世蔑王侯(오백세멸왕후)하다 : 백세를 두고 오만하였으며 왕과 제후도 멸시하였다
風情張日(풍정장일)이오 : 그의 풍류스런 마음은 햇살처럼 널리 퍼지고
霜氣橫秋(상기횡추)하여 : 서릿발같은 기상은 가을하늘을 가로질렀었다
或歎幽人長往(혹탄유인장왕)하며 : 때로는 은자들이 오래전에 가버린ㄹ 것을 탄식하기도 하였으며
或怨王孫不游(혹원왕손불유)라 : 때로는 왕손이 이곳에 노닐지 않음을 원망하기도 했었다
談空空於釋部(담공공어석부)하고 : 불교의 일체개공의 논리를 담론하고
覈玄玄於道流(핵현현어도유)하다 : 도가의 현묘한 진리를 탐구하기도 했었다
務光何足比(무광하족비)리오 : 그리하여 무광이 어지 족히 주옹과 비견될 수 있으리오
涓子不能儔(연자불능주)라 : 제나라의 약초 캐는 은자인 연자도 짝할 수 없었던 것이다
及其鳴騶入谷(급기명추입곡)하고 : 그러나 사자를 태운 말이 울음소리를 내니 골짜기에 들어오고
鶴書赴隴(학서부롱)에 : 은자를 부르는 학두서가 산언덕을 넘어오자
形馳魄散(형치백산)하고 : 그는 정신없이 맞이하러 뛰어나가 넋이 흩어져 달아나 버리어
志變神動(지변신동)이라 : 지조는 변하고 정신은 동요되어버렸다
爾乃眉軒席次(이내미헌석차)하고 : 그리고는 너무 기뻐 눈썹을 치켜올리고 자리에 나란히 앉고,
袂聳筵上(몌용연상)하여 : 신이나 소매자락을 펄럭이며 춤추었다
焚芰製而製荷衣(분기제이제하의)하고 : 그는 은자들이 입는 지제옷을 불살라버리고 연잎옷을 찢어버리고
抗塵容而走俗狀(항진용이주속상)하니 : 먼지 낀 얼굴을 뻣뻣이 들고 속된 모습으로 마구 달려간다
風雲悽其帶憤(풍운처기대분)하고 : 바람과 구름은 슬퍼하며 분노를 띠었고
石泉咽而下愴(석천열이하창)이라 : 돌사이로 흐르는 시냇물은 오열하며 구슬피 흘러내려갔다
望林巒而有失(망림만이유실)하고 : 수술우거진 산봉우리를 바라보니 실망하는 듯하였고
顧草木而如喪(고초목이여상)이로다 : 초목을 돌아보니 무언가를 상실한 빛이었다
至其紐金章綰黑綬(지기뉴금장관흑수)하여 : 마침내 주옹은 현령의 동으로 만든 인장을 몸에 차고, 검은 인끈을 꿰어차고서
跨屬城之雄(과속성지웅)하고 : 본주에 딸려있는 웅장한 성에 걸터앉아
冠百里之首(관백리지수)하여 : 사방 백리인 현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張英風於海甸(장영풍어해전)하고 : 바다가 가까운 해염현에 덕풍을 널리 펴고
馳妙譽於浙右(치묘예어절우)하니 : 절강의 오른쪽인 회계에서 영예를 휘날리게 되니,
道帙長擯(도질장빈)이오 : 도가의 책은 오랫동안 버리고 보지 않았고
法筵久埋(법연구매)라 : 불법을 강론하던 자리를 오랫동안 묻어두고 쓰지 않았다
敲扑諠囂(고복훤효)가 : 죄인을 매질하던 시끄러운 소리에
犯其慮(범기려)하고 : 그의 생각이 침해를 받고
牒訴倥傯(첩소공총)이 : 공문서와 송사에 바쁘게 되어
裝其懷(장기회)하니 : 그의 마음이 얽매이게 되니
琴歌旣斷(금가기단)이오 : 가야금과 노래소리 이미 끊어져 버렸고
酒賦無續(주부무속)하여 : 술마시며 시를 읊던 일도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
常綢繆於結課(상주무어결과)하고 : 항상 관리들의 업적 조사에 마음이 묶여있고
每紛綸於折獄(매분륜어절옥)이라 : 매번 옥사의 시비를 판단하는 재판에 마음이 어지럽게 되었다.
籠張趙於往圖(롱장조어왕도)하고 : 그러면서도 한대의 명망이 높았던 고을 수령인 장창과 조광한을 지나간 시대의 본보기로 마음에 품었으며
架卓魯於前籙(가탁노어전록)하여 : 후한의 훌륭한 관리였던 탁무와 노공을 이전 사람들 중의 본보기로 추가하였다
希蹤三輔豪(희종삼보호)요 : 그는 장안을 둘러싼 삼보의 장관의 발자취를 좇으려 하였으며
馳聲九州牧(치성구주목)이라 : 온 천하의 지방 장관 중에서 이름을 떨치려 하였다
使其高霞孤映(사기고하고영)하고 : 그가 떠난 후 저녁 노을은 높이떠 외로운 그림자를 던졌고
明月獨擧(명월독거)하다 : 밝은 달도 외로이 떠 있었다
靑松落陰(청송낙음)하고 : 푸른 소나무 그늘을 짓고
白雲誰侶(백운수려)하리오 : 흰구름 떠 있으되 누구와 벗할 것인가
磵戶摧絶無與歸(간호최절무여귀)요 : 산골짜기의 집은 부서져서 더불어 돌아갈 이 없고
石逕荒凉徒延竚(석경황량도연저) 로다: 돌 깔린 오솔길 활량하여 헛되이 목을 빼고 사람을 기다리면서 있게 한다
至於還颷入幕(지어환표입막)하고 : 회오리바람 장막속으로 불어들고
寫霧出楹(사무출영)하니 : 토해내는 듯한 안개는 기둥사이에서 생겨 나오게 되자
蕙帳空兮夜鶴怨(혜장공혜야학원)이오 : 향초로 엮은 장막은 텅비어 학은 밤마다 원망의 울음 울고
山人去兮曉猿驚(산인거혜효원경)이로다 : 산인이 떠나고 없어 새벽에 원숭이 놀라서 우는구나
昔聞投簪逸海岸(석문투잠일해안)이러니 : 옛날의 소광은 벼슬을 버리고 동해군의 향리로 돌아와 은거했다고 들었는데
今見解蘭縛塵纓(금견해란박진영) : 지금 보니 주옹은 난띠를 풀어 던지고 속세의 먼지 묻은 갓끈을 매었구나
於是(어시)에 : 이에
南獄獻嘲(남옥헌조)하고 : 남산은 북산에서 조롱을 보내고
北隴騰笑(북롱등소)하며 : 북산의 작은 언덕들도 비웃음 소리를 높였으며
列壑爭譏(열학쟁기)하고 : 줄지어 있는 골짜기들은 다투어 꾸짖고
攢峰竦誚(찬봉송초)라 : 옹기종기 모인 봉우리들은 소리높여 비난하였다
慨遊子之我欺(개유자지아기)하고 : 떠나갔던 주옹이 북산을 속인 것에 분개하고
悲無人以赴弔(비무인이부조)라 : 위로하여 오는 사람이 없음을 슬퍼한다
故其林慙無盡(고기림참무진)하고 : 그러니 북산 우거진 숲의 치욕은 끝이 없고
澗愧不歇(간괴불헐)하여 : 시냇물의 부끄러움은 다함이 없다
秋桂遣風(추계견풍)하고 : 가을 계수나무는 바람을 피하여 보내고
春蘿擺月(춘라파월)하여 : 봄의 여라는 달을 밀쳐 버렸다
騁西山之逸議(빙서산지일의)하고 : 서산의 백이 숙제의 은일하던 높은 뜻을 널리 선포하고
馳東皐之素謁(치동고지소알) 이라: 동고에 은거하던 완적같은 소박한 사귐에 널리 치달았다
今乃促裝下邑(금내촉장하읍)하고 : 이제 주옹은 하읍에서 행장을 수습하여 나와서
浪栧上京(랑예상경)하다 : 배를 타고 경사로 향할 것이다
雖情投於魏闕(수정투어위궐)이나 : 비록 그의 마음이 벼슬을 하려 대궐에 두어져 있으나
或假步於山扃(혹가보어산경)이라 : 혹시 거짓 발걸음으로 이 북산의 입구에 발을 들여 놓을지 모른다
豈可使芳杜厚顔(기가사방두후안)하고 : 어찌 향기로운 두약으로 하여금 얼굴을 두껍게하며
薜荔無耻(벽려무치)하며 : 향초인 벽려로 하여금 수치를 모르게 하며
碧嶺再辱(벽령재욕)하고 : 푸른 산마루로 하여금 다시 욕보게 하며
丹崖重滓(단애중재)하리오 : 붉은 벼랑으로 하여금 다시 더러움을 입도록 하겠는가
塵遊躅於蕙路(진유촉어혜로)헉ㅎ : 속진 속에 노닐던 발길이 혜초가 나 있는 길을 더럽히고
汚淥池以洗耳(오록지이세이)리오 : 맑은 연못을 주옹이 변절하였다는 말을 듣고 귀를 씻을 따름이다
宜扃岫幌掩雲關(의경수황엄운관)하며 : 마땅히 산의 동굴에 장막을 쳐 막아버리고 구름으로 관문을 덮어버리고
斂輕霧藏鳴湍(렴경무장명단)하여 : 가벼운 안개를 거두어 들이고 소리내어 흐르는 시냇물을 감추어야 한다
截來轅於谷口(절래원어곡구)하고 : 주옹이 타고 오는 수레의 끌채를 골짜기 입구에서 잘라버리고
杜妄轡於郊端(두망비어교단)이라 : 망령되이 들어오는 말 고삐를 교외에서 막아버려야 한다
於是(어시)에 : 이에
叢條瞋膽(총조진담)하고 : 떨기를 이룬 나뭇가지는 놀란 듯이 눈을 부릅뜨고
疊潁怒魄(첩영노백)하여 : 수많은 풀 이삭들은 혼이 날아갈 듯이 노하여
或飛柯以折輪(혹비가이절륜)하며 : 날아오르는 가지들은 수레바퀴를 부러뜨리려 하기도 하고
乍低枝而掃迹(사저지이소적)이라 : 갑자기 가지를 낮게 드리워 발자국을 쓸어버리려고도 한다
請廻俗士駕(청회속사가)하여 : 청컨대, 속된 선비의 수레를 돌려 보내어
爲君謝逋客(위군사포객)하라 : 산의 임금인 나를 위하여 거짓 은자를 사절해야 한다.
[출처] [본문스크랩] 북산이문(北山移文)-공치규(孔稚圭)|작성자 이향
'한문기초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학해(進學解)-한유(韓愈) (0) | 2017.04.17 |
---|---|
쟁신론(爭臣論)-한유(韓愈) (0) | 2017.04.17 |
획린해(獲麟解)-한유(韓愈) (0) | 2017.04.17 |
독락원기(獨樂園記)-사마광(司馬光) (0) | 2017.04.17 |
아방궁부(阿房宮賦)-두목(杜牧) (0) | 2017.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