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행중행행

2013. 11. 14. 09:03한문기초書

오언고시(五言古詩)

行行重行行(행행중행행), 與君生別離(여군생별리).

相去萬餘里(상거만별리), 各在天一涯(각재천일애).

가고 또 가고 가버려서, 그대와 더불어 살다가 생이별로 헤어졌어요.

서로 만 여 리나 떨어져, 각기 하늘 한 끝에 있네요.

道路阻且長(도로저차장), 會面安可知(회면안가지).

胡馬依北風(호마의북풍), 越鳥巢南枝(월조소남지).

길은 험하고 또 머니, 서로 얼굴 보게 될 날을 어찌 알겠습니까?

오랑캐 말은 북풍에 의지하고, 월나라의 새는 남쪽 나무에 깃들이건만..

相去日已遠(상거일이원), 衣帶日已緩(의대일이완).

浮雲蔽白日(부운폐백일), 遊子不顧返(유자불고반).

서로 떨어져 하루하루 멀어지니, 제 옷 띠는 하루하루 느슨해져요.

뜬 구름은 밝은 해를 가리니 놀러 가신님은 돌아오지 않네요.

思君令人老(사군영인노), 歲月忽已晩(세월홀이만).

棄捐勿復道(기연물부도), 努力加餐飯(노력가찬반).

그대 생각에 나는 늙어만 가니, 세월은 어느덧 저물어가요.

바리고 가신 일을 다시 말하지 않으리니, 노력하여 당신 몸 보충하세요.

(감상)

낭군과 생이별한 여인의 애틋한 마음이 2,0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우리와 공감한다.

어찌 이렇게 인간의 마음은 예와 지금이 같을까?

이 시는 소위 고시(古詩)라고 하는 아주 오래 된 한(漢) 시대의 작품이다.

유명한 소통(簫統)의 문선(文選)에 실린 <고시 십구수(古詩 十九首)>의 제 1작품으로 작자는 아쉽게도 미상이다.

4악장으로 된 노래와 같은 명시로 잘 알려져 있다.

2악장의 뒷부분에 나오는 다음 구절은 너무나 유명하다.

胡馬依北風(호마의북풍), 越鳥巢南枝(월조소남지).

(북쪽이 고향인) 오랑캐 말은/ 북풍에 의지하고

(남쪽이 고향인) 월나라 새는/ 남쪽 나무에 깃들이건만.....

금수(禽獸)조차 고향을 찾는데

사랑하는 그대는 어찌 돌아오실 줄을 모르시나요?

멀리 떠나간 사랑하는 남편. 지은이는 여자이니 낭군을 그리는 노래다.

그는 왜 멀리 가서 돌아오지 않는 것일까?

우리는 그 사정을 정확히 모르나 어찌 할 수 없는 사정으로 인하여 두 사람은 천만리 머나먼 곳에 떨어져 있다.

4악장은 아주 확실하게 구성되어 있다.

- 이별할 당시.

- 헤어진 후의 아득한 시 공간.

- 금수도 고향을 찾는데 어찌 님은 아니 오시나.

- 의심과 근심 속에 애 태우면서

- 마지막으로 서로 건강을 잘 챙기고 후일의 만남을 기약하는 여심(女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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