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동정춘색부

2012. 5. 28. 23:05서예일반

洞庭春色賦

<安定郡王以黃柑釀酒.名之曰‘洞庭春色’.其猶子德麟得之以餉予.戱作賦曰>

安定郡王1) 이 누런 귤로 술을 빚어서 명하여 ‘洞庭春色’라 한데, 그 조카인 德麟이 그 것을 얻어 네게 올림에 장난삼아 부를 지어 말했다.

 

吾聞橘中之樂.不減商山.豈霜餘之不食.而四老人者游戱於其間.悟此世之泡幻.藏千里於一(班)斑.擧棗葉之有餘.納芥子其何艱.宜賢王之達觀.寄逸想於人寰.嫋嫋兮(秋)春風.泛天宇兮淸(閒)閑.吹洞庭之白浪.漲北渚之蒼灣.攜佳人而往游.(勤)勒霧鬢與風鬟.命黃頭之千奴.卷震澤而與俱還.橘以二米之禾.藉以三脊之菅.忽雲烝而氷解.旋珠零而涕潸.翠勺銀甖.紫絡靑綸.隨屬車之鴟夷.款木門之銅鐶.分帝觴之餘瀝.幸公子之破慳.我洗盞而起嘗.散腰足之痺頑.盡三江於一吸.呑魚龍之神姦.醉夢紛紜.始如髦蠻.鼓(色)包山之桂楫.扣林屋之瓊關.臥松風之瑟縮.揭春溜之淙潺.追范蠡於渺茫.弔夫差之恂鰥.屬此觴於西子.洗亡國之愁顔.驚羅襪之塵飛.失舞袖之弓彎.覺而賦之.以授公子曰.“嗚呼噫嘻.吾言夸矣.公子其爲我刪之.”

  내 듣기를,“橘中之樂2)이 商山四浩3)를 줄일 수 없다.”라고 하였는데, 어찌 서리맞아 남은 귤을 먹지 아니하고 네 노인들이 그간에서 놀았겠는가? 이 세상이 물거품과 환상임을 깨달아 한 점에 천리를 감추었다. 대추 잎을 넉넉히 들어 겨자에 넣는데 그 무엇이 어려웠는가? 賢王의 達觀이 인간 세상을 초탈한 사상에 의지하는 것이 마땅하였다. 하늘거리는 가을바람, 천지 우주에 가득한 淸閑이여. 洞定湖의 하얀 물결을 일으키고, 北渚의 푸른 彎에 넘실대었네. 가인을 데리고 가서 노니는데, 霧鬢과 風鬟에 얽매였네. 뱃사공의 千奴에게 명하여 震澤에서 물을 길어 함께 돌아 왔다. 二米4)의 禾를 섞어 세겹의 왕골 위에 깔았다. 갑자기 구름 끼어 더워져 어름이 녹으니, 돌던 구슬이 떨어져 눈물 흐르는 것 같네. 푸른 술잔과 은빛 술 단지 자주 빛으로 싸고 푸른 끈으로 묶었다. 수레의 鴟夷5)를 따라, 木門의 銅鐶을 두드린다. 帝觴의 남은 찌꺼기를 나누어 다행히 公子는 아끼지 않았네. 내가 술잔을 씻고 일어나서 맛보니 허리와 발의 마비가 풀렸다. 한번 삼킴에 三江을 다 마시니 魚龍의 神姦6)을 삼켰다. 취중 꿈속이 어지러워 처음으로 오랑캐 더벅머리 같구나. 包山7)의 계수나무 노를 어루만지고 林屋8)에 붉은 옥의 빗장을 두드렸다. 솔바람이 줄어 움직이지 않는데 누워 봄물이 졸졸 흐른 것을 들어 올렸다. 아득히 먼 곳에 范蠡9)를 쫓고 고독한 夫差10)를 위로하였다. 西子11)에게 이 술잔을 부치어 나라 잃은 근심스런 얼굴을 씻고자 하였다. 비단 버선발의 먼지가 나름에 놀라고 춤추는 소매의 弓彎을 잃었다. 깨달아 賦를 지어 公子에게 주면서 말하기를, “아! 기쁘구나, 내 말이 지나쳤으니 公子 그대는 나를 위하여 刪削하라.”라고 하였다.  


출처 : 학운재글방
글쓴이 : 덕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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