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난극총생석

2012. 3. 24. 00:54알아두면 조은글

계기가 있어 초서를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이상한 글자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지만 매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카페에서 그동안 통 살펴보지 않았던 초서 관련 글들을 살펴보다가

"Daum지식에 질문하기" 게시판에 올라 있는 작품을 보게 되었습니다. 120번 글입니다.

거기 올라온 사진 중에 논의를 위해 글씨 부분만 잘라 이곳에 올립니다. 또 不二堂님이

읽고 해석한 부분도 함께 정리합니다. (실례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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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二堂 2011.12.04.:

 

蘭棘叢生石更頑(난극총생석갱완)

난과 가시나무 떨기가 바위틈에 더욱 굳건히 자라나고

自憶高士獨娛閑(자억고사독오한)

내 높은 절개의 선비를 그리며 홀로 한가로움을 즐기네.

逃名便棲深山裏(도명편서심산리)

명예를 벗어나 편히 깊은 산속에 살아가니

難奈國香滿世間(난내국향만세간)

난초의 향기가 세상에 가득함이 어찌 이리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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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마지막 줄의 奈는 초서로 똑같은 형태의 글자가 索이 있습니다. 이 글자로 읽어도

뜻이 잘 통하여 이것이 아닐까 추측해 보았습니다.

 

나머지 부분은 다음과 같이 읽어 보았습니다. 뒷부분은 앞부분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읽었지만 글을 쓴 사람의 개인적인 감상이 길어진 것이라서 생략했습니다.

 

1. 予者曩觀兆賴醇狂生史之自畵讚巖蘭之圖也

2. 傳聞史者勤王黨之諸士同立籠於南紀那智山中色川村而

3. 獨狂生史者一夜密戴筆翁忍來古座川之隈高池之鄕訪德造佐藤氏之家已

4. 玆其家三日間翁滯在此家代代勤王之農士也于時賴氏者戱而彼詩畵作哉吾者

5. 偶若讀而聲盡離難得決略言曰幕末之世.....

6. 憤慨...

7. 士哉...

8. 自今...

9. 大正丙寅冬日 .... 朴堂翁倂題跋書

 

1. 내가 전에 뇌순광생사(賴醇狂生史)가 그리고 지은 암란(巖蘭) 그림을 보았다.

2.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사(史)는 근왕당(勤王黨)의 여러 인물들과 남기(南紀)

    나지산(那智山) 가운데의 색천촌에서 농성을 했다. 그런데

3. 유독 광생사라는 사람이 어느 날 밤 살짝 쓸 것을 들고 고좌천(古座川)의 연못

    고지(高池)의 향방(鄕訪)인 토요-조- 사토-씨의 집으로 갔다. (또는 ... 마을의 ...

    사토-씨 집을 방문했다.)

4. 그리고 그 잡에 삼일 간 머물렀다. 그 집은 대대로 근왕을 하는 지방의 인물이었다.

    그때 뢰씨라는 사람(광생사)이 장난삼아 저 시화를 작성하였다. 나는

5. 우연히 읽고 목소리가 끝나고, 마음에 확고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어 이렇게

    말하였다. "막부(幕府) 말기의 세상은 어지럽기가 ..."

9. 대정 병인년 겨울 ... 박당옹이 제발(題跋)과 아울러 씀.

[류주환 탈초/해석]

 

말미에 쓰인 대정 병인년이면 1926년입니다. (질문자가 1866년이라고 오기하셨네요.)

박당옹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습니다. 

 

8번째 줄에 대화심(大和心)이라는 말이 나오는데(위에는 없음), 전체적인 내용이나 그

구절을 보면 글을 쓴 이가 아무래도 일제에 경도(傾度)된 사람인 듯합니다. 말투에서

일본에서 공부한 사람이 아닐까 하고 느껴집니다.

 

내용에서 보면 뇌순광생사(賴醇狂生史)라는 사람이 주인공입니다. 그런데 이대로는

아무리 해도 누군지 알 수 없습니다. 한참을 추적해 보니 일본의 막부 말기의 유학자인

라이 미키사부로-(頼三樹三郎, 1825~1859)를 지칭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사람의

이름이 순(醇)이고 호 중 하나가 古狂生입니다. 따라서 賴醇으로도 불립니다. 醇이 술을

뜻하기 때문에 이름이 '술에 의지해서 미친 삶을 사는 사람'이라는 재미있는 뜻이 됩니다.

이 사람이 젊어서 죽은 것은 안세이 대옥(安政の大獄)에 연루되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賴醇狂生史의 史는 문필가나 서화가(書畫家)를 지칭하는 말인 듯합니다.

 

위에 적혀진 시와 사건은 한참을 노력했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필경 글자를 잘 못

읽고 해석한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고칠 부분이 보이면 말씀해 주십시오.

 

2012. 1. 5. 翰軠

출처 : 한문방(漢文房)
글쓴이 : hannim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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