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삼 위원외가화수가

2024. 6. 19. 06:50松浩書室

○ 韋員外家花樹歌 - 잠삼(岑參) (서기715-770)의 시 두 편.

今年花似去年好 : 올해 꽃 지난해와 같이 아름다운데
去年人到今年老 : 지난해 왔던 사람 올해엔 늙었구나.
始知人老不如花 : 사람 늙는 거 꽃 같지 않음을 처음 알았으니
可惜落花君莫掃 : 애처로이 떨어진 꽃 그대여 쓸지 말게

君家兄弟不可當 : 그대 집 형제들 당할 수 없나니
列卿御史尙書郞 : 열경에 어사 상서랑이네.
朝回花底恒會客 : 퇴궐하면 꽃나무 아래에 언제나 손님들 모여
花撲玉缸春酒香 : 꽃잎 가득한 옥항아리의 봄 술이 향기롭네.

위 시는 위곡(韋曲)에 살았던 형제들의 우애를 노래한 시로 ‘花樹之樂’이란 사자성어가 전해진다.

위씨(韋氏)들이 친족을 모아 놓고 술을 마신 고사에 의해서 화수회(花樹會)라는 말이 생겼지만 처음 화수라는 명칭의 사용은 잠삼(岑參. 715 ~770)의 "위원외화수가(韋員外花樹歌)" 의 시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중국 북송(北宋) 시대의 문인 소순(蘇洵, 1009년~1066년)의 ‘화수회 효시’ 설은 馬琦聲(마기성)씨 작 書藝槁選(서예고선)에 “蘇洵(소순)이 돈목지정(敦睦之情)이 남달라 봄에 화초와 수목이 우거진 동산에서 일족을 모아놓고 친목회를 개최한 것이 花樹會(화수회)의 嚆矢(효시)라고 하지만 잠삼(岑參, 715~770)과 위장(韋莊, 836~910)보다 후대의 인물에 해당된다.

우리나라 기록을 보면 고전번역원의 번역서 중「성호전집 제2권」의 시(詩) ‘꽃을 구경하며. 옛 시에 차운하다. 3수’ 가 있는 마지막 3수에
[新歡花樹未全空 / 새 기쁨이라 화수는 전혀 헛되지 않아라]에서 시의 ‘화수(花樹)’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D-008] 화수(花樹) : 친족의 모임을 뜻한다.
   실학자 성호 이익(李瀷,1681∼1763)

종친회(화수회)가 이념으로 하는 중요한 기능중 하나는 족보를 편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에 간행된 족보는 문화류씨(文化柳氏)의 족보라 알려지고 있다. 문화류씨 족보는 1522-1566 (중종 16-명종 21) 가정년간(嘉靖年間) 에 나왔기 때문에 이를 흔히 ≪ 가정보(嘉靖譜)≫라 한다.

문화류씨 ≪가정보(嘉靖譜)≫서문 가운데는 가정보다 140년 전이 되는 명나라 영락년간(永樂年間)-세종5년 계묘(癸卯)에 이미 문화류씨보가 있었던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영락보≫가 과연 간행본인지 혹은 필사에 그치는 정도의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하여지고 있는 족보중 가장 오래된 족보는 1401년(태종 1) 오선경(吳先敬)이 작성한 해주오씨의 족도 이다.

다음은 1423년 조선 세종5년계묘(癸卯)년에 발간된 문화류씨 영락보(榮樂譜)인바, 구월산(九月山) 대승공(大丞公) 묘하 재실(齋室)에 보관중이나 서문(序文)만 전하고 실물(實物)은 없다.

이후 1476년 成宗7년 丙申년 발간된 안동권씨의 성화보(成化譜)인데 이 성화보는 태종조 집현전 대제학이였던 권제, 세종조 영의정이였던 소한당(所閑堂) 권람(權擥)부자의 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1565년(명종 20년)에는 “문화류씨 '가정보'(文化柳氏嘉靖譜)”가 혈족 전부를 망라하여 간행되면서 이를 표본으로 하여 명문세족들이 앞을 다투어 족보를 간행하기 시작하였다.

화수회(花樹會)의 유래


한 성씨의 모임을 흔히 화수회(花樹會)라 하는데 나무를 구성하는 수(樹)는 성씨로 근(根)은 조상이며 지(枝)는 지파다. 엽(葉)과 꽃(花), 열매(實)는 지손(자손)을 의미한다.

여기서 화수(花樹)는 박태기나무라는 자형수(紫荊樹)로 그 꽃이 자형화(紫荊花)인데 산앵두나무 꽃인 상예화(常棣花)와 함께 고전에 형제의 우애에 대한 인용으로 많이 전하며, 홍콩의 국화(國花)이기도 하다.

화수의 유래는 위(韋)씨 형제들의 우애(花樹之樂)를 노래한 잠삼(岑參, 715-770)의 시「위원외가화수가(韋員外家花樹歌)」와 함께 오균(吳均)의 『속제해기(續齊諧記)에 전하는 전진(田眞)의 고사다.

종중모임의 명칭을 화수회 등으로 쓰일 때, 화수회는 성씨의 (총)집합공동체를 의미하는 용어로 널리 쓰인다.

○[화수위가종회법(花樹韋家宗會法)] - 『근사록(近思錄)』권9「치법(治法)」

程子(정호와 정이 형제를 높여 이르는 말)曰, 凡人家法, 須月爲一會, 以合族, 古人有花樹韋家宗會法, 可取也.

정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무릇 일가친척들은 모름지기 한 달에 한 번 모여야 하고 또한 모든 종족이 단합하는 방법으로 옛사람들에게 ‘화수위가종회법’이 있었으니 이를 취할 만하다.

每有族人, 遠來, 亦一爲之, 吉凶嫁娶之類, 更須相與爲禮, 使骨肉之意, 常相通. 骨肉日踈者, 只爲不相見, 情不相接爾.

늘 겨레붙이들이 멀리서 오면 또 한 번 모이고 좋은 일과 언짢은 일, 시집가고 장가드는 일이 있으면 또 서로 예를 행하여 골육의 정을 언제나 서로 나누어야 한다. 일가들이 날로 멀어지는 것은 단지 서로 보지 않아 정을 나누지 못했기 때문이다.

○근사록(近思錄, 1175년경)은  주희(朱憙, 1130-1200)가  대표적 사상가 주돈이(周敦頤, 1017-1073), 장재(張載, 橫渠, 1020-1077), 정호(程顥, 明道, 1032-1085), 정이(程頤, 伊川, 1033-1107)의 저술(著述)과 어록(語錄)을 발췌하여 편집한 것이다.

○ 韋員外家花樹歌 - 잠삼(岑參) (서기715-770)의 시 두 편.

今年花似去年好 : 올해 꽃 지난해와 같이 아름다운데
去年人到今年老 : 지난해 왔던 사람 올해엔 늙었구나.
始知人老不如花 : 사람 늙는 거 꽃 같지 않음을 처음 알았으니
可惜落花君莫掃 : 애처로이 떨어진 꽃 그대여 쓸지 말게

君家兄弟不可當 : 그대 집 형제들 당할 수 없나니
列卿御史尙書郞 : 열경에 어사 상서랑이네.
朝回花底恒會客 : 퇴궐하면 꽃나무 아래에 언제나 손님들 모여
花撲玉缸春酒香 : 꽃잎 가득한 옥항아리의 봄 술이 향기롭네.

위 시는 위곡(韋曲)에 살았던 형제들의 우애를 노래한 시로 ‘花樹之樂’이란 사자성어가 전해진다.



○[전진(田眞) 형제의 고사] - 『속제해기(續齊諧記)』

京兆田眞兄弟三人共議分財, 生貲皆平均 惟堂前一株紫荊花 共議欲破三片 明日就截之

장안의 전진형제 셋이 재산을 나누기로 의논하고 생활에 쓰는 재물은 모두 고르게 나누었으나 생각하니 집 앞의 한 그루 자형화(花樹)가 남아 있어 형제가 함께 의론하기를 다음날 그 나무를 베어 세조 각으로 나누기로 하였다.

其樹卽枯死   이 말을 들은 나무는 바로 말라 죽기 시작했다.

眞往見之大驚謂諸弟曰 樹本同株聞將分斫所以顦顇 是人不如木也 困悲不自勝不復解樹樹應聲榮茂.

다음날 전진이 이미 시들어버린 나무를 보고 크게 놀라 아우들에게 말하길,
  “나무는 본래 같은 뿌리에서 자라 여러 가지로 나누어 졌거늘 우리가 장차 나무를 베어 나눈다는 말을 듣고 나무가 이미 초췌(顦顇)해졌으니 이는 사람이 나무만도 못하다”라고 하고 슬픔을 이기지 못해 다시 나무를 자르지 않기로 하자 나무가 그 소리에 감응해 다시 생기를 되찾고 무성해졌다.

兄弟相感合財寶 遂爲孝門 眞仕至太中大夫.

이를 본 형제들이 서로 감동하여 다시 재물을 합치서 마침내 먼 조상을 숭상하고 가까운 부모에게 효도하며, 형제간에 우애가 깊은 가문이 되었으며, 전진은 벼슬이 태중대부에 이르렀다.

위 고사는『속제해기(續齊諧記)』,『육조괴담(六朝怪談)』,『이십사효(二十四孝)』,「익재(이제현)문집 효행록」,「백사(이항복)집」,「송강(정철)한시집」등에 전하며 자형나무가 다시 살아났다는 형수복생(荊樹復生)이란 사자성어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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