遐邇一體

2020. 4. 7. 13:57世說新語

'遐邇一體(하이일체)


인(仁)과 덕(德)을 바탕으로 중국과 오랑캐를 구분하지 않고 덕으로 교화시킨다면 아무리 먼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라도 모두 하나같이 왕의 나라로 몰려온다. 이러한 지향은 조선시대에도 찾아볼 수 있으니,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光化門),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敦化門), 창경궁의 정문인 홍화문(弘化門), 경운궁의 정문인 인화문(仁化門)의 이름에 모두 ‘교화’의 의미를 품은 ‘화(化)’ 자가 들어간다. 《천자문(千字文)》에서 말하는 다스림의 방법을 잘 표현하였다고 하겠다


遐(멀 하)는 흔히 ‘책받침’이라고 잘못 부르는 ‘쉬엄쉬엄 갈 착[辶]’과 발음을 결정한 叚(빌릴 가)가 합쳐진 글자다. 한자에서 辶이 들어가는 글자는 대부분 진행의 의미와 진행됨으로 인해 생겨난 거리와 관계된 뜻이 대부분이다. 進(나아갈 진), 退(물러날 퇴), 迂(멀 우), 近(가까울 근) 등이 대표적인 글자들이다.
邇(가까울 이)는 ‘쉬엄쉬엄 갈 착[辶]’과 발음을 결정한 爾(너 이)가 합쳐진 글자다. 바로 위에서 언급하였듯 辶은 진행과 관계된 글자로 사거리의 모양을 본뜬 行(갈 행)의 일부인 彳(조금 걸을 척)과 발의 모양을 본뜬 止(그칠 지)가 합쳐진 辵의 단순화된 형태로, 길을 가고 있는 발을 표현하였다.
壹(하나 일)은 흔히 문서를 작성하면서 위조를 방지하게 위해서 고안한 一(하나 일)의 ‘갖은자’ 중 하나로 글자 속에 一자를 품고 있다. 貳(둘 이), 參(석 삼) 자에도 모두 二와 三을 품고 있다. 壹은 뜻을 결정한 壺(병 호)와 발음을 결정한 吉(길할 길)이 합쳐진 글자다. 중국신화에서 호리병은 마치 성경에 등장하는 노아의 방주와 같은 역할을 한다. 옛날 세상이 모두 홍수로 잠기자 복희와 여와는 호리병에 들어가 목숨을 건져 인류의 대를 이었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호리병은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내는 모태가 되며 새 세상의 단초가 된다. 그래서 숫자의 처음인 一이란 의미를 부여되었다.
體(몸 체)는 몸의 축을 이루는 뼈[骨 : 뼈 골]과 몸의 형체를 풍성하게[豊 : 풍성할 풍] 구성하고 있는 이루어졌다. 한자에서 뼈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는 骨과 歹(부서진 뼈 알)이 있다. 그러나 이 두 글자는 쓰임이 완벽히 달라, 骨은 骸(정강이 뼈 해), 髁(다리뼈 과)의 경우처럼 직접적으로 뼈를 지칭할 때 쓰이고, 歹은 死(죽을 사), 殆(위태할 태)의 경우처럼 부정의 의미를 나타낼 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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