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 화제

2018. 7. 13. 16:51한국의 글,그림,사람

▶매화의 화제

<4자>
空山裁玉(공산재옥) - 고요한 산에 핀 매화.
高士美人(고사미인) - 지조있는 선비와 아름다운 여인 같은 매화.
瓊花浴月(경화욕월) - 구슬 같은 매화가 달빛에 어른거린다.
君子之交(군자지교) - 매화는 지조있는 선비와 사귄다.
冷香寒玉(냉향한옥) - 싸늘한 향기에 찬 구슬 같은 매화.
萬玉玲瓏(만옥영롱) - 매화가 일만 구슬처럼 영롱하다.
墨影含芳(묵영함방) - 수묵으로 매화의 꽃이 향기를 머금었네.
萬古淸香(만고청향) - 만고에 변함없는 향기.
芳信先傳(방신선전) - 꽃다운 봄의 소식을 전하는 매화.
素艶芳馨(소염방형) - 흰 꽃송이 꽃다운 향기.
疎影橫斜(소영횡사) - 매화의 성긴 그리자 옆으로 비스듬히 누웠네.
暗香疎影(암향소영) - 매화의 향기와 가지의 그림자.
暗香浮動(암향부동) - 매화 향기가 떠서 움직인다.
暗香籠月(암향농월) - 달빛에 어려 있는 매화.
韻勝格高(운승격고) - 운치있고 격조있는 매화.
一枝春信(일지춘신) - 매화 한 가지가 봄을 알린다.
一庭春色(일정춘색) - 매화가 피니 온 정원이 봄이구나.
臨風一笑(임풍일소) - 봄바람에 핀 매화의 웃는 모습.
早梅春信(조매춘신) - 매화가 봄이 왔음을 알린다.
早傳春信(조전춘신) - 일찍 봄소식을 알리는 매화.
蒼龍臥雪(창룡와설) - 눈에 덮인 매화 가지.
鐵骨生春(철골생춘) - 매화의 가지에서 봄이 왔네.
淸香暗送(청향암송) - 맑은 향기를 보내는 매화.



<5자>
溪梅作小春(계매작소춘) - 시냇가의 매화가 작은 봄을 이루었다.
弄花香滿衣(농화향만의) - 매화를 희롱하니 그 향기가 옷에 가득하다.
梅邊別有香(매변별유향) - 매화나무 주변에 별다른 향기가 있네.
餘香千載淸(여향천재청) - 매화의 향기가 천 년까지 맑으리.
淸極不知寒(청극부지한) - 지극히 맑은 매화가 추위도 모르네.
香中別有韻(향중별유운) - 그윽한 향기 속에 특별한 운치가 있네.

<7자>
半窓明月數株梅(반창명월수주매) - 반쯤 열린 창밖의 밝은 달과 두서너 그루의 매화나무.
氷肌玉骨不知寒(빙기옥골부지한) - 얼음과 같은 살갗, 옥 같은 뼈에 추위를 알지 못하네.
玉雪爲骨氷爲魂(옥설위골빙위혼) - 옥 같은 눈을 뼈로 삼고 맑은 얼음으로 혼을 삼네.
一枝梅花和雪香(일지매화화설향) - 한 가지 매화가 눈과 더불어 향기롭네.
晴雪梅花照玉堂(청설매화조옥당) - 개인 눈과 매화꽃이 집안에 비치네.
枝繞春風降雪香(지요춘풍강설향) - 매화나무 가지에 봄바람이 부니 내리는 눈도 향기롭다.
春到梅邊千里心(춘도매변천리심) - 봄이 매화가지에 이르니 마음은 벌써 술렁이네.

<10자이상>
獨有梅花白含香色相奇(독유매화백함향색상기) - 홀로 핀 흰 꽃이 향기를 품으니 빛깔이 더욱 신기하구나.
昨夜前村深雪陽春又見梅花(작야전촌심설양춘우견매화) - 간밤에 앞마을에 눈이 많이 내리더니, 따뜻한 봄에 다시 매화꽃을 보네.
素艶雪凝樹淸香風滿枝(소염설응수청향풍만지) - 흰 꽃은 나무에 엉긴 것 같고 맑은 향기는 바람결에 가지에 가득하다.
素節自矜高士操淡粧元稱美人心(소절자긍고사조담장원칭미인심) - 깨끗한 절개는 선비의 지조를 자랑하고 소박한 단장은 본래 미인의 마음일세.
雪消晴幹寒餘白月上疏枝淡似金(설소청간한여백월상소지담사금) - 눈 녹고 개인 가지에 고드름이 희게 달리고 달은 늙은 가지에 올라 금과같이 맑네.
萬花敢向雪中出一樹獨先天下春(만화감향설중출일수독선천하춘) - 일만 송이 꽃이 감히 눈을 뚫고 나오니, 한 그루의 매화나무가 온 천지에 봄을 앞질렀네.
風引三春香雪弄南枝色(풍인삼춘향설롱남지색) - 바람은 봄의 향기를 이끌어 오고 눈송이 같은 매화 남쪽 가지에 봄을 알리네.
有梅花處惜無酒三嗅淸香當一杯(유매화처석무주삼후청향당일배) - 매화 있는데 술이 없음이 애석하나, 세 번 향기를 맡으매 술 한잔 마신 것 같도다.



▶난의 화제

<4자>
紺碧垂香(감벽수향) - 벼랑에 짙푸른 난초가 향기를 풍기며 드리워 있다.
格貴品高(격귀품고) - 격조 높은 품위가 귀하기만 하구나.
濃薰淸艶(농훈청염) - 짙은 향기와 깨끗한 자태.
蘭竹雙淸(난죽쌍청) - 난초의 향기와 대나무의 맑은 그늘이 한데 어울렸다.
蘭竹蒼崖(난죽창애) - 푸르른 이끼가 낀 벼랑의 난초와 대나무.
空谷幽貞(공곡유정) - 고요한 골짜기에 난 그윽한 정절.
淡月香風(담월향풍) - 맑은 달빛 아래 향기로운 바람이 인다.
百媚千般(백미천반) - 온갖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芳馥乘風(방복승풍) - 난 향기가 바람을 타고 풍겨온다.
舞風臨流(무풍임류) - 바람에 춤추며 물흐름을 굽어보는 난초.
幽香淸遠(유향청원) - 난의 그윽한 향기가 멀리까지 풍겨온다.
淸香倚石(청향의석) - 맑은 향기의 난이 바위에 의지하여 피었다.
淸香自遠(청향자원) - 난의 향기가 멀리까지 풍긴다.
露溫風開(노온풍개) - 이슬에 윤기내며 바람에 드러난다.
風露淸香(풍로청향) - 바람에 날리고 향기는 이슬을 머금었다.
懸崖幽芳(현애유방) - 벼랑에 난 난초가 풍기는 그윽한 향기.
迎風帶露(영풍대로) - 바람에 나부끼고 이슬을 머금은 난초.
美人香草(미인향초) - 미인의 향기를 품은 난초.

<5자>
素心自芳潔(소심자방결) - 소심란의 향기가 스스로 맑다.
幽蘭帶露香(유란대로향) - 그윽한 난초 이슬을 머금어 향기롭다.
自然之高介(자연지고개) - 높은 절개를 가졌도다.
淸寒蘭氣遠(청한란기원) - 맑고 찬 난의 향기가 멀리 풍긴다.

<7자>
空谷佳人抱幽貞(공곡가인포유정) - 빈 골짜기에 아름다운 사람(난초)이 그윽한 정절을 품고 있다.
空谷幽蘭人共馨(공곡유란인공형) - 빈 골짜기의 그윽한 난초가 사람마저 향기롭게 한다.
蘭在幽林亦自香(난재유림역자향) - 난초는 깊은 숲속에 있어도 스스로 향기를 내뿜는다.
幾葉幽蘭帶露香(기엽유란대로향) - 몇 잎의 그윽한 난초가 이슬을 머금어 향기롭다.
深谷香風泛紫蘭(심곡향풍범자란) - 깊은 골짜기에 부는 바람에 자란의 향기가 감돈다.
葉葉莖莖吐幽思(엽엽경경토유사) - 잎마다 꽃대마다 그윽한 생각을 내뿜는다.
幽谷無人獨自香(유곡무인독자향) - 깊은 골짜기에 사람이 없는데, 난초는 제홀로 향기롭다.
自有幽香似德人(자유유향사덕인) - 난은 스스로 그윽한 향기가 있어 마치 덕 높은 사람과 같다.

<8자>
蘭似君子蕙似大夫(난사군자혜사대부) - 난은 덕 높은 군자와 같고 혜초는 귀한 대부와 같다.
蘭芽吐玉柳眼挑金(난아토옥유안도금) - 난초는 백옥같이 흰 꽃송이를 토해내고, 버들눈은 황금처럼 노랗게 돋아난다.
琴瑟常在芝蘭自馨(금슬상재지란자형) - 거문고와 비파가 늘 같이 있어야 하듯이 지초와 난초는 스스로 향기롭다.

<10자이상>
 蘭幽人操錄竹君子德(의란유인조록죽군자덕) - 무성한 난초는 은사의 지조요, 푸른 대숲은 군자의 덕이다.
墨妙蘭不俗蘭香墨更精(묵묘란불속란향묵경정) - 먹의 선이 절묘하여 난이 속되지 않고, 난이 향기로워 먹이 더욱 정교하다.
佳人幽谷裡高士白雲中(가인유곡리고사백운중) - 아름다운 여인은 골짜기에 있고 뜻 높은 선비는 구름 속에 있다.
蘭以比君子所貴者幽深(난이비군자소귀자유심) - 난초를 군자에 비유하거니와, 그윽하고 깊은 곳에 있음을 귀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賢者天懷虛似竹幽人風致靜如蘭(현자천회허사죽유인풍치정여란) - 현자의 마음은 대나무처럼 속이 비어 있고 은사의 모습은 고요하기가 난초와 같다.
雨後竝開香細細月中同立影珊珊(우후병개향세세월중동립영산산) - 비갠 뒤에 핀 꽃이라 향기가 은은한데 달빛에 어린 그림자 스산도 하다.



▶국화의 화제

<4자>
金風玉露(금풍옥로) - 가을 바람에 옥같은 이슬을 머금은 국화.
東籬佳色(동리가색) - 동쪽 울타리에 핀 국화의 아름다운 빛깔.
獨秀孤芳(독수고방) - 홀로 빼어나 홀로 핀 국화.
晩餉寒翠(만향한취) - 국화의 늦은 향기가 차고 푸르도다.
冷淡淸幽(냉담청유) - 차고 맑고 깨끗하고 그윽한 향기.
晩節冷香(만절냉향) - 늦은 절기에 차가운 향기.
三色凌霜(삼색릉상) - 세 가지 색깔의 국화가 서리를 이기고 피어 있다.
素艶芳姿(소염방자) - 흰 국화의 아름다운 모습.
傲霜一枝(오상일지) - 서리를 이겨내고 핀 한 가지 국화.
幽色在野(유색재야) - 그윽한 색깔이 들에 있다.
異品奇香(이품기향) - 특이한 자태와 기이한 향기.
淸風香露(청풍향로) - 맑은 바람에 향기로운 이슬을 머금은 국화.
秋影孤寒(추영고한) - 가을 그늘에 홀로 추위를 이겨낸 국화.
秋耀金花(추요금화) - 가을에 황금같이 빛나는 국화.
香飄風外(향표풍외) - 국화 향기 바람 밖으로 풍기네.
香垂潭影(향수담영) - 국화의 향기가 연못 그늘에 드리웠네.


<5자>
菊松多喜色(국송다희색) - 국화와 대나무에 기쁜 빛이 많도다.
露下發金英(노하발금영) - 이슬 아래 황금과 같은 국화가 피었네.
細雨菊花天(세우국화천) - 가는 비 내리니 국화 필 계절이다.
秋色靜中生(추색정중생) - 가을빛이 고요한 가운데 피어난다.
寒菊帶霜甘(한국대상감) - 찬 국화가 이슬을 머금어 향기롭다.
寒花發黃彩(한화발황채) - 추위에 피는 국화가 황금빛을 발한다.
黃花細雨中(황화세우중) - 노란 국화가 가는 비 속에 피었구나.

<7자>
孤芳晩節見高風(고방만절견고풍) - 늦은 계절에 외로이 핀 국화꽃에서 높은 풍치를 본다.
故園黃菊待君開(고원황국대군개) - 고향집 황국화 그대 돌아오기를 기다렸네.
霜菊新花一半黃(상국신화일반황) - 서리 속에 핀 국화 반쯤 누렇게 피었네.
小園黃菊九秋香(소원황국구추향) - 작은 정원의 노란 국화 9월의 향기로다.
西風重九菊花天(서풍중구국화천) - 가을 바람이 쌀쌀한 9월 9일이 되니 국화가 필 계절이다.
且看黃花晩節香(차간황화만절향) - 노란 국화꽃을 보니 또 늦은 절기의 향기를 맡는구나.
秋風籬落菊花開(추풍리락국화개) - 가을 바람 쌀쌀한 울 밑에 국화꽃이 피었네.
此花開盡更無花(차화개진경무화) - 국화꽃이 다 피고 나면 다시 필 꽃이 없네.

<10자이상>
佳色不爲艶貞心常自持(가색불위염정심상자지) - 아름다운 빛을 고운 체하지 않고, 곧은 마음을 항상 스스로 지니는 국화꽃.
讀書知夜靜 菊見秋深(독서지야정채국견추심) - 책을 읽으매 밤의 고요함을 알겠고, 국화를 뜯으매 가을이 깊은 줄을 알겠다.
晩香風味好正在菊花天(만향풍미호정재국화천) - 늦은 절기에 향기 바람 맞아 좋으니 바야흐로 국화 피는 계절이로다.
素心常耐冷晩節本無瑕(소심상내랭만절본무하) - 본디 마음은 항상 추위를 이겨내고, 늦도록 지키는 절개에는 원래 티가 없다.
淸霜下籬落佳色散花枝(청상하리락가색산화지) - 맑은 서리 울타리 아래 내리고, 아름다운 빛이 꽃가지로 흩어진다.
千花萬卉消零後如見閒人把一枝(천화만훼소령후여견한인파일지) - 천 가지 풀이 다 시든 후에 마치 한가한 사람이 꽃 한 송이를 들고 있는 것과 같음을 보내.
月色半留梧影上露華應到菊花團(월색반류오영상노화응도국화단) - 달빛은 반쯤 오동나무 그늘 위에 머물렀으니 맑은 이슬은 아마도 국화 떨기에서 빛나리.
秋霜滿地東籬下晩節黃花看未萎(추상만지동리하만절황화간미위) - 가을 서리 땅에 가득한 동쪽 울타리 밑에 절개를 지키는 노란 국화가 시들지 않고 피었네.



▶대나무의 화제

<4자>
高竿垂綠(고간수록) - 높은 대나무의 줄기 푸르름을 드리우고 있다.
交幹拂雲(교간불운) - 대나무가 엇갈리어 구름을 쓸고 있다.
綠竹靑靑(녹죽청청) - 푸른 대나무가 푸르고 푸르구나.
濃葉垂煙(농엽수연) - 대나무의 짙은 잎이 안개 속에 드리워 있다.
拂雲帶雨(불운대우) - 구름을 쓸고 비를 머금은 대나무.
淡然幽趣(담연유취) - 담담하고 그윽한 정취를 지닌 대나무.
水竹山居(수죽산거) - 맑은 냇물이 흐르고 대숲이 우거진 산속의 생활
修筠抱節(수균포절) - 겉을 닦고 절개를 지닌 대나무.
瀟 臨風(소쇄임풍) - 맑고 깨끗한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린다.
水竹淸閒(수죽청한) -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대숲이 우거진 한가한 생활.
煙枝雨葉(연지우엽) - 안개 속에 드리운 가지와 비에 젖은 잎.
雲根玉立(운근옥립) - 구름까지 닿은 옥과 같이 서있는 대나무.
有君子風(유군자풍) - 군자의 풍도를 지닌 대나무.
月影風聲(월영풍성) - 대나무의 달그림자와 맑은 바람소리.
一窓風竹(일창풍죽) - 창문에 비치는 바람에 날리는 대나무.
柔枝帶雨(유지대우) - 어린 가지에 비를 머금었다.
竹裏淸風(죽리청풍) - 대숲에 부는 맑은 바람.
竹林高士(죽림고사) - 속세를 떠나 대숲에서 한가히 지내는 선비.
秋聲滿耳(추성만이) - 바람이 대숲에 부니 가을소리 귀에 가득하다.
淸風高節(청풍고절) - 맑은 바람과 높은 절개.
淸風不盡(청풍부진) - 맑은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온다.
淸節凌秋(청절릉추) - 대나무의 맑은 절개가 가을서리를 이겨낸다.
虛心友石(허심우석) - 욕심없는 마음으로 바위를 벗삼은 대나무.
虛心直節(허심직절) - 속이 비고 마디가 곧은 대나무.
廻風帶雨(회풍대우) - 바람에 흔들리고 비를 머금은 대나무.

<5∼6자>
萬竹引淸風(만죽인청풍) - 많은 대나무에 맑은 바람이 인다.
竹靑風自薰(죽청풍자훈) - 대나무가 푸르니 바람이 절로 향기롭다.
無竹使人俗(무죽사인속) -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의 마음이 속된다.
歲寒誰似此君(세한수사차군) - 추운 겨울에 누가 대나무처럼 절개를 지키랴.
確守堅貞之節(확수견정지절) - 굳은 절개를 지키는 대나무.

<7자>
江南煙雨竹枝低(강남연우죽지저) - 강남의 안개와 비에 가지가 늘어진 대나무.
綠竹高松無俗塵(녹죽고송무속진) - 푸른 대나무와 늙은 소나무는 속세의 티끌을 묻지 않았구나.
修竹無心亦有情(수죽무심역유정) - 대나무는 속이 비었지만 청을 가지고 있다.
山間古竹引人淸(산간고죽인인청) - 산속의 늙은 대나무 사람의 맑은 마음을 불러 일으킨다.
寒梅修竹共風流(한매수죽공풍류) - 추위 속에 핀 매화와 대나무는 함께 풍류를 지니고 있다.

<8자이상>
明月直入淸風徐來(명월직입청풍서래) - 밝은 달빛은 곧게 들어오고, 맑은 바람은 서서히 불어온다.
風淸雲靜山高水長(풍청운정산고수장) - 바람음 맑고 고요한데, 산은 높고 물은 길게 흐른다.
貞而不剛柔而不屈(정이불강유이불굴) - 곧되 강하지 않고 부드럽되 비굴하지 않은 대나무.
四壁淸風一輪明月(사벽청풍일륜명월) - 사방에서 맑은 바람이 불어오고, 하늘엔 둥근 달이 밝게 비춘다.
高節人相重貞心世所知(고절인상중정심세소지) - 대나무의 높은 절개는 사람마다 중히 여기고, 그 마음은 세상이 다 아는 바다.
雨洗娟娟淨風吹細細香(우세연연정풍취세세향) - 비에 씻기니 대나무 깨끗하고, 바람이 부니 가지마다 향기롭다.
林深禽鳥樂塵遠竹松淸(임심금조락진원죽송청) - 숲이 깊으니 새들이 즐거워하고, 속세가 머니 대나무와 소나무가 더욱 맑다.
庭前有月松無影欄外無風竹有聲(정전유월송무영란외무풍죽유성) - 뜰 앞에 달이 밝되 소나무엔 그림자 없고, 난간 밖에 바람이 없으되 대나무에 바람소리가 들린다.


출처 : 南天 宋秀南 [한국화 기법총서 사군자 - 藝耕産業社]

■ 목단의 화제

 

1.   花中富貴(화중부귀) - 꽃 중에서 부귀를 대표한다.

 

2.   谷雨佳色(곡우가색) - 곳곳에 비 내리니 꽃 색깔 아름답다.

 

3.   相映生煇(상영생휘) - 서로가 비추니 그 형상들이 돋보인다.

 

4.   富貴淸高(부귀청고) - 부귀함과 맑고 높은 품격을 지녔도다.

 

5.   富貴春艶(부귀쳥염) - 부귀한 꽃이 피니 봄빛이 요염하구나.

 

6.   春園吐紫(춘원토자) - 봄 뜰에 붉은 빛깔을 토해 냈구나.

 

7.   天香染露(천향염로) -  하늘의 짙은 향기는 이슬에 녹아 있도다.

 

8.   香在風雨情(향우풍우정) - 향기로운 바람은 빗속에 젖어 있다.

 

9.   春風得意冠君芳(춘풍득의관군방) - 봄바람에 무리지은 꽃들 활짝 피어 뜻을 

                                               이룬 듯 뽐내도다.

10.  春殘獨自殿群芳(춘잔독자전군방) - 늦은 봄 홀로 남아 무리지어 향기를

                                                뿜어내고 있도다.

11.  百香牧丹人見愛(백향목단인견향) - 온갖 향기를 지닌 목단은 싫어하는

                                                사람들이 없더라.

12.  春來誰作韶華主 總領群芳是牧丹(춘내수작소화주 총령군방시목단) -  봄이

                                                오면 아름다운 경치를 누가 주관하여 만들까??

                                                과연 꽃 중에 왕은 목단의 꽃이 아닐까 한다.

 

13.  長安豪貴惜春殘 爭賞先開紫牧丹(장안호귀석춘잔 쟁상선개자목단) -

                                                 장안의 호걸들이 가는 봄을 아쉬워하며,

                                                 붉게 피어나는 목단을 다투어 감상하노라.

 

 

 

落盡殘紅始吐芳 낙진잔홍시토방

 

佳名喚作百花王 가명환작백화왕

 

競誇天下無雙艶 경과천하무쌍염

 

獨占人間第一香 독점인간제일향

 

紅花保護色免受 홍화보호색면수

 

害壤在房子 해양재방자

 

以及白牧丹將希望 이급백목단장희망

 

和粉紅花意味著好心화분홍화의미저호심

 

謙遜帶來生活的沉著겸손대래생활의침저

 

但是傲慢都破碎 단시오만도파쇄

 


 

 

-붉은 빛 다 시들 때 비로소 활짝 피어 꽃 중의 왕이라는 아름다운 이름 얻고

탐스러움은 천하에 다시없음을 자랑하니 이 세상에 제일가는 꽃이로구나.

붉은 꽃은 악귀로부터 집안을 보호하고

백 목단은 희망을 주며

분홍 꽃 의미는 온화함을 나타낸다.

겸손은 생활의 여유를 가져오지만

오만은 모든 것을 파괴한다.



⊙ 合房如握拳 吐如掌口(합방여악권 토악여장구) -
머금은 화방은 주먹만한데 꽃술을 토하며 손바닥 입벌린 듯.

⊙ 芳名競占百花玉 更見長安繡蕭帳(방명경점백화옥 경견장안시수장) -
다투어 꽃중의 왕이라 높은 이름 얻었고 장안의 수놓은 휘장에 의지함을 다시 보네.

⊙ 慣把笑容誇絶艶 更含啼淚作嬌姿(관파소용과절염 경함제누작교자) -
항상 웃는 듯한 모양 탐스러움 자랑하고 다시 눈물을 머금어 가냘픈 자태 지어내네.

⊙ 三月洛陽花如錦 春風得意冠群芳(삼월낙양화여금 춘풍득의관군방) -
삼월 낙양에 비단같이 꽃이 피어 봄바람에 뜻을 얻어 뭇꽃 중에 으뜸일세.

⊙ 小院香凝花正好 平安富貴最宜人(소원향응화정호 평안부귀최의인) -
작은 뜰에 만발한 꽃 향기가 얽혀 평안하고 부귀하고 의좋은 사람.

⊙ 玉環去後千年恨 留與東風作夢看옥환거후천년한 유여동풍작몽간) -
양귀비 돌아간 후 천년 묵은 한동풍 불 때마다 꿈에서 보네.

⊙ 雨後名花睡正濃 芳姿艶質勝芙容(우후명화수정농 방자염질승부용) -
비 온 뒤 모란꽃 짙게 머리 숙여서 향기로운 자태 탐스런 맵시 부용보다 곱구나.

⊙ 倚欄 重愁無力 繞幕香濃欲醉人(의란장중수무력 요막향농욕취인) -
단장하고 난간에 의지하였으나 수심 깊어 힘 빠졌고 짙은 향기 휘장으로 스며 사람들을 취하게 한다.

⊙ 淺淺花開料 風 苦無妖色畵難工(전전화개요초풍 고무요색화난공) -
잔잔하게 핀 꽃에 가파른 바람불어 요염한 빛 사라진 괴로움 그려내기 어려워.


⊙ 本無塵士氣 自在水雲鄕 楚楚淨如拭 亭亭生妙香
(본무진사기 자재수운향 초초정여식 정정생묘향) -
본래 진토에 머물 기질이 아니어서 속기를 떠난 맑은 물에서만 핀다.
말끔히 닦은 듯 선명하고 우뚝 솟아올라 묘한 향기까지.

⊙ 世愛牧丹紅 裁培滿院中 誰知荒草野 亦有好花叢
(세애목단홍 재배만원중 수지황초야 역유호화총) -
세상이 모란 붉음을 사랑해 집 가운데 가득히 재배한다.
거치른 초야에 역시 좋은 꽃이 떨기로 있음을 뉘라서 알것인가.

⊙ 東風未放曉泥幹 紅蘂花開不奈寒 待得天晴花已老 不如携手雨中看
(동풍미방효니간 홍예화개불내한 대득천청화이로 불여휴수우중간) -
봄 바람 불지 않아도 새벽 진흙은 말랐으나 붉은 꽃수염의 꽃 피었으니 어찌 춥지 않으랴,
하늘 맑기 기다리니 꽃은 이미 늙었네, 손 잡고 빗속에서 보는 것만 못하다.


⊙ 階前紅牧丹 晩來唯有兩枝殘 明朝風起應吹盡 夜惜衰紅把火看
(추창계전홍목단 만래유유양지잔 명조풍기응취진 야석쇠홍파화간) -
근심하고 슬퍼하는 섬돌 앞에 붉은 모란 늦게 오니 오직 두 가지만 남았다.
내일 아침 바람이 일면 응당 날라가버릴 것 밤에 붉음 쇠하는 것 아까워 불 켜들고 본다.

⊙ 長安豪貴惜春殘 爭賞新開紫牧丹 別有玉盤承露冷 無人起就月中看
(장안호귀석춘잔 쟁상신개자목단 별유옥반승로랭 무인기취월중간) -
장안 호걸들은 봄 쇠잔함을 아쉬워 해 새로 피는 붉은 목단을 다투어 감상하노라.
따로 달이 있어서 이슬 받아 차가우니 일어나서 달 아래 보는 사람 없구나.

⊙ 閨中如妬新將婦 陌上須傳粉朗 昨夜月明渾似水 入門唯覺一庭香
(규중여투신장부 맥상수참전분랑 작야월명혼사수 입문유각일정향) -
규중에서 투기할 것 같은 단장한 신부지만 언덕 위에선 단장한 낭군에게 전하기 부끄럽다.
지난 밤 달 밝으니 혼연히 물처럼 맑아 문에 들어서도 뜰에 가득한 향기만 깨달았을 뿐.

⊙ 陽和不擇地 海角赤逢春 憶得上林色 相看如故人
(양화불택지 해각적봉춘 억득상림색 상간여고인) -
따뜻한 햇빛은 어디에나 비쳐 바다모퉁이에서도 봄을 만났네.
궁궐 안 꽃빛이 생각이 나서 바라 보니 옛 친구를 만난 듯.

⊙ 一朶妖紅翠欲流 春光回照雪霜差 化工只欲呈新巧 不放閑花得少休
(일타요홍취욕류 춘광회조설상차 화공지욕정신교 불방한화득소휴) -
한가닥 휘늘어진 생긋 웃는 꽃에 선명한 빛 흘러 넘쳐 번져 가는 봄빛에 눈서리 녹아날 제
천공은 훌륭한 솜씨 내보이려고 가지 피지 아니한 봉오리를 잠시 쉬고 있구나.

⊙ 小檻徘徊日自斜 只愁春盡委泥沙 丹靑欲寫傾城色 世上今無楊子華
(소함배회일자사 지수춘진위니사 단청욕사경성색 세상금무양자화) -
해가 저물도록 난간 곁을 배회하며 봄 가면 진흙 위에 떨어져 버릴 것을 근심하다가
빨강 파랑 물감으로 뛰어난 빛깔을 그려두려하나 이 세상에 지금 양자화가 없구나.

⊙ 白雲堆裏紫霞心 不與姚黃色鬪深 閒伴春風有時歇 豈能長在玉階陰
(백운퇴이자하심 불여요황색투심 한반춘등유시헐 기능장재옥계음) -
흰구름같은 꽃무더기 속 노란 꽃술이 도황과 더불어서 볼 만함을 다투지만
때로는 봄바람 다하기 전 떨어져 버리니 대궐 섬돌 밑에 오래 있지 못하겠네.

⊙ 百寶于護曉寒 沈香亭畔若爲看 春來誰作韶華主 總領群芳是牡丹
(백보난우호효한 침향정반약위간 춘래수작소화주 총영군방시목단) -
꾸민 손잡이도 싸늘한 아침 침향정 가에 피어 있는 듯.
봄 들면 누가 아름다운 경치를 주관할꼬. 꽃 중에 왕이 되는 모란꽃.

⊙ 長安豪貴惜春殘 爭賞新開紫牧丹 別有玉盤承露冷 無人起就月中看
(장안호귀석춘잔 쟁상신개자목단 별유옥반승로냉 무인기취월중간) -
장안의 부호들이 얼마 남지 않은 봄을 아까워하여 새로 핀 자모란을 다투어 구경하는데
따로 있는 흰쟁반에 싸늘한 이슬 바쳐든 듯한 꽃을 달밤에 가서 보는 이 아무도 없구려.

⊙ 風流富貴百花尊 國色天香到十分 如何箇樣花開大 不及區區茶子孫
(풍유부귀백화존 국색천향도십분 여하개양화개대 불급구구다자손) -
부귀스런 멋은 꽃중의 으뜸이라 빛깔과 향기는 더 보탤게 없으나 어째서 꽃 모양은 그렇게 크면서
작은 열매라도 맺지 않는가.

⊙ 落盡殘紅始吐芳 佳名喚作百花王 競誇天下無雙艶 獨占人間第一香
(낙진잔홍시토방 가명환작백화왕 경과천하무쌍염 독점인간제일향) -
붉은 빛 다 시들 때 비로소 활짝 피어 꽃 중의 왕이라는 아름다운 이름 얻고
탐스러움은 천하에 다시 없음을 자랑하니 이 세상에 제일가는 꽃이로구나.

⊙ 葉底風吹紫錦囊 宮爐應近更添香 詩看沈色濃如潑 不愧達君翰墨場
(엽저풍취자금낭 궁로응근경첨향 시간침색농여발 불혼달군한묵장) -
잎 사이 노란 주머니에 바람이 일면 향을 더한 궁로에 가까이 간 듯.
가라앉힌 물감을 뿌린 듯 짙은 빛은 그림을 그려도 부끄럽지 않겠네.

⊙ 翠幄籠霞護曉寒 無人凝笑倚于 玉環去後千年恨 留與東風作夢看
(취악롱하호효한 무인응소의란우 옥환거후천년한 유여동풍작몽간) -
푸른 장막에 안개 얽혀 아침 추위 팔리는데 난간에 의지하여 웃음짓는 사람 없어
양귀비 떠나간 뒤 긴긴 세월 한을 품고 동풍과 더불어서 옛 생각에 잠겼는 듯.

⊙ 嬌無力任支撑 笑瞼初開尙宿 雨濕紅粧終不管 憐渠元自大感生
(교요무력임지탱 소검초개상숙정 우습홍장종불관 련거원자대감생) -
힘 빠진 예쁜 꽃이 받침목에 의지하여 갓피어 웃는 맵시 오래 취한 듯.
붉은 단장 비에 젖는 것 관심이 통 없으니 애처롭다 원래 어리석게 태어났음이여.

⊙ 醉中眼自班 天雨曼陀照玉盤 一朶淡黃微拂凉 紅魏紫不須看
(취중안힐자란반 천우만타조옥반 일타담황미불량 정흥위자불수간) -
취한 눈에 여러 가지 무늬가 반들반들 아롱져서 하늘에서 온갖 빛이 구슬쟁반에 비치는 듯.
한가지 담황색 꽃이 유별나게 돋보여서 정흥이나 위자는 뒤에 쳐져 보이지 않는 듯.

⊙ 蟾精雪魄孕雲亥 春入香一夜開 宿露枝頭藏玉魂 暖風庭面倒銀杯
(섬정설백잉운해 춘입향유일야개 숙로지두장옥혼 난풍정면도은배) -
달의 정령과 눈의 넋이 구름 뿌리로 잉태되어 살찌고 향기로운 꽃 봄들자 피어나네.
이슬내린 가지 위엔 구슬덩이가 감춰 있고 앞뜰에 바람일 적 은술잔이 기울어진다.

자료출처 : 고려대학교 한국화회

 


                        붉은 모란꽃(紅牡丹)


                                                    왕유(王維)

 

 

綠艶閒且靜(녹염한차정)한데:초록의 고운 잎이 한가하고 고요한데

 

紅衣淺復深(홍의천복심)이라:붉은 옷 꽃송이는 옅다가 다시 짙어지네

 

花心愁欲斷(화심수욕단)하니:꽃의 마음(모란) 시름겨워 애간장 끊어지려하니

 

春色豈知心(춘색개지심)이라:봄빛이 어찌 그 마음 알아줄고.



 綠艶(초록빛 녹, 고울 염: 초록의 고운 색)

閒(틈 한, 사이 한) 靜(고요할 정)

 淺(얕을 천) 深(깊을 심) 花心(화심: 초목의 꽃,

 특히 모란이나 해당을 이르는 말)

 愁(시름 수) 斷(끊을 단) 豈(어찌 개)



 왕유


 성당시대(盛唐時代)에 이름이 높았던 왕유(王維)는 20세 이전에 시로 유명해졌고

회화와 음악 방면 모두에 깊은 조예가 있었습니다.

 특히 시가 방면에 있어서의 명성은 이태백(李太白)과 두보(杜甫)에 비길만 하였습니다.

왕유는 산수풍경을 시로 묘사하기를 잘하여 북송(北宋)시대의 시인 소동파(蘇東坡)는

 그의 시를 일컬어

"시중유화, 화중유시(詩中有畵  畵中有詩 : 시 안에 그림이 있고 그림 안에 시가 있다)"라고

표현했습니다.  

 

 

목련의 화제

 

⊙ 日暖風和(일난풍화)-날이 따뜻하고 바람이 화창하다.


⊙ 蓮形玉色似蘭香(연형옥색사난향) - 연모습 옥빛에 난초같은 향기여.

⊙ 雖信花中原有筆 毫端方欲吐春霞(수신화중원유필 호단방욕토춘하)

 - 비록 꽃 속에 붓이 있는줄 알지만 붓끝에서 바야흐로 봄아지랑이를 토한다.


⊙ 蓮形玉色似蘭香 點斷春風衆潔芳(연형옥색사난향 점단춘풍중결방)

 - 형태는 연꽃의 옥빛을 닮았고 향기는 난향 같은데 스치는 봄바람에 고결한 자태를 뽐내는구나.


⊙ 應是玉皇曾擲筆 落來紙上自生花(응시옥황증척필 낙래지상자생화)

 - 아마도 옥황께서 일찍이 붓을 던진 것이 땅에 떨어져 스스로 생긴 꽃이다.


⊙ 一樣木蓮色不同 滿枝紫白艶濃中(일양목련색불동 만지자백염농중)

- 같은 모양의 목련이 빛은 같지 않으나 가지에 가득한 붉고 흰 꽃이 어여쁘게 무르녹았다.


⊙ 翠篠無力引風長 點綴銀花玉雪香(취소무력인풍장 점철은화옥설향)

- 푸른 가지가 힘이 없으니 바람따라 늘어지고 은빛 꽃 수 놓아서 옥설같이 향기롭다.


⊙ 花紫葉靑滿院開 姸姸如錦入眸來(화자엽청만원개 연연여금입모래)

- 자주 꽃 푸른 잎 집에 가득 피니 비단처럼 곱게 눈동자에 들어온다.


⊙ 百蓮花發滿庭香 素艶團端粧似玉娘(백련화발만정향 소염단단장사옥낭)

 - 백목련 꽃이 피니 향기 뜰에 가득하고 희고 어여쁜 단장 옥랑자를 닮았다.


⊙ 彫飾固堂去 泥豈必渾 熾然新設法 陸地又高原

(조식고당거 어니기필혼 치연신설법 육지우고원)

 - 원래 단청에 그려지는 꽃은 아니지만 어찌 진흙 속에 섞여 피겠는가

부처도 새로운 법을 설할 땐 육지에서도 다시 높은 곳을 찾아 하지 않았던가.


⊙ 一筆不嫌少萬筆 不嫌多盖畵本無 法惟求其趣巳耳

(일필불혐소만필 불혐다개화본무 법유구기취사이)

 - 한획이 적은 것도 아니요 만획이 많은 것도 아니라

 그림은 본시 법이 없는 것이요 다만 그 의취 만을 구할 뿐이다.


⊙ 花房似紅蓮朶 艶色鮮如紫牡丹 唯唯詩人能解愛 丹靑寫出與君看

(화방니사홍연타 염색선여자모단 유유시인능해애 단청사출여군간)

 - 꽃방이 살찐 것은 연꽃과 비슷하고 탐스런 빛은 자모란 같이 선명하여

 어떤 시인이 능히 그를 사랑할줄 알아 그대와 같이 보려고 채색으로 그렸지.


⊙ 蓮香玉色似蘭香 占得春風衆潔芳 最是賞心明月夜 塵中煩惱總遊忘

(연향옥색사난향 점득춘풍중결방 최시상심명월야 진중번뇌총유망)

 - 연 향기 구슬빛은 난초향기 닮아 봄바람 차지해 모두 깨끗하고 꽃다웁다.

달 밝은 밤 구경하는 마음 가장 옳으니 속진중의 번뇌 모두 잊어버린다.


⊙ 花房似紅蓮朶 艶色鮮如紫牧丹 唯有詩人能解愛 丹靑寫出與君看

(화방니사홍연타 염색선여자목단 유유시인능해애 단청사출여군간)

- 꽃방이 살찐 것은 연꽃과 비슷하고 탐스런 빛은 자모란 같이

어떤 시인이 능히 그를 사랑할 줄 알아 그대와 같이 보려고 채색으로 그렸지.


⊙ 流光荏苒屬端陽 玉馨聲中年日長 老鶴無心庭畔立 好風時送木蘭香

(유광임염속단양 옥형성중년일장 노학무심정반입 호풍시송목란향)

 - 세월이 느릿느릿해도 벌써 초닷새. 관청 안 풍경소리 해는 솟아 대낮.

들가에 무심히 선 나이 든 학이 때때로 바람 타고 보내는 향기.

 

■ 연꽃 화제 ■
⊙ 魚戱蓮葉間(어희연엽간) - 물고기는 연 잎 사이에서 희롱한다.
⊙ 蓮 雨退紅(연시우퇴홍) - 연꽃 볼은 비 온 뒤에 붉어진다.
⊙ 流魚動綠荷(유어동녹하) - 노니는 물고기 푸른 연 움직인다.
⊙ 荷背風 白(하배풍번백) - 연 잎 뒤쪽은 바람에 뒤집혀 희고.
⊙ 一朶荷花滿院香(일타하화만원양) - 한 송이 연꽃은 집에 향기를 채운다.
⊙ 荷葉淸香却勝花(하엽청향각승화) - 연 잎 맑은 향기 도리어 꽃보다 낫다.
⊙ 果熟愁枝重 荷生覺渚香(과숙수지중 하생각저향) - 
열매 익으니 가지 무거움 근심하고 연꽃이 피니 물가의 향기 깨닫는다.
⊙ 論渠淸絶趣 天下少同人(논거청절취 천하소동인) - 
저 꽃의 맑고 뛰어난 정취를 의론한다면 천하에 같이 할 사람이 적을 것이다.
⊙ 畔覆濂溪草 中移玉井荷(반복렴계초 중이옥정하) - 
못 가엔 염계의 풀을 심고 못 속엔 옥정의 연꽃을 심어.
⊙ 船入荷花裏 船衝荷葉開(선입하화이 선충하엽개) - 
배는 연꽃 속으로 들어가고 배에 부딪쳐야 연잎이 열려.
⊙ 粧凝朝日麗 香逐晩風多(장응조일여 향돈만풍다) - 
아침의 맑은 햇빛을 녹여 단장한 듯 저녁바람 따라 쫓겨오는 향기여.
⊙ 湖聲連葉雨 野色稻花風(호성연엽우 야색도화풍) - 
호수의 소리는 연 잎에 내리는 비 들의 모양은 벼 꽃에 부는 바람.
⊙ 綠水紅蓮一朶開 千花百草無顔色(녹수홍련일타개 천화백초무안색) - 
푸른 물에 붉은 연꽃 한 송이 피니 수많은 화초들 안색이 없다.
⊙ 綠萍池沼垂楊裏 初見芙 弟一花(녹평지소수양이 초견부거제일화) - 
파란 마름 잎 버들에 가리운 연못 연꽃 한 송이가 처음 보이네.
⊙ 濃淡共姸香名散 東西分艶替相連(농담공연향명산 동서분염체상련) - 
짙고 엷음 함께 고우니 향명이 흩어지고 동서가 어여쁨을 나누면서 뿌리 서로 연한다.
⊙ 丹靑安得龍眼手 氣色添來滿水香(단청안득용안수 기색첨래만수향) - 
채색과 명인을 얻은들 어찌 그려낼 수 있을까 빛의 생기에다 물 속의 가득한 향기를.
⊙ 露濕紅房雙朶重 風搖綠帶一枝長(로습홍방쌍타중 풍요록대일지장) - 
두 떨기 빨간 꽃이 이슬에 젖어 무거운 듯 푸른 띠 바람에 흔들려 한 가지가 길게 보여.
⊙ 素房含露王冠鮮 紺葉搖風鈿扇圓(소방함로왕관선 감엽요풍전선원) - 
흰 봉우리 이슬 머금으니 왕관처럼 산뜻하고 푸른 잎 바람에 흔들리니 전선처럼 둥글다.
⊙ 水宮仙女鬪新粧 輕步緩波踏明鏡(수궁선녀투신장 경보완파답명경) - 
수궁 선녀들 다투어 새 단장해 느린 물결을 가벼히 걸으며 명경지수 밟는다.
⊙ 移舟水差差綠 倚檻風搖炳炳香(이주수천차차녹 의함풍요병병향) - 
배가 옮겨갈 적 물은 점점 푸르르고 의지한 난간이 바람에 흔들릴 제 그윽한 향기.
⊙ 翠木蒼藤一兩家 門依古柳抱谿斜(취목창등일량가 문의고류포계사) - 
푸른 나무 창등의 한 두어 집이 문은 고류 의지해 시내 안고 비꼈다.
⊙ 波澄夜靜花無影 露冷風淸玉有香(파징야정화무영 노랭풍청옥유향) - 
물결 맑고 밤 고요하니 꽃은 그림자 없고 이슬 차고 바람 맑으니 옥에 향기가 있다.
⊙ 紅衣不讓美人面 芳性眞宜君子名(홍의불양미인면 방성진의군자명) - 
붉은 옷은 미인의 모습에 양보하지 않고 꽃다운 성품 진실로 군자 이름에 마땅하다.
⊙ 庭前綠荷葉 香氣濃於酒 疏雨忽飛來 的明珠走 
(정전녹화엽 향기농어주 소우홀비래 적력명주주) - 
앞 뜰의 푸른 연잎 술보다 향기가 짙어. 주르르 비가 떨어져 흰 구슬이 굴러 흐른다.
⊙ 浮香繞曲岸 圓影覆華池 常恐秋風早 飄零君不知
(부향요곡안 원영복화지 상공추풍조 표령군불지) - 
뜬 향기 골짜기와 언덕에 가득 못은 온통 둥근 꽃그림자에 덮여. 
가을 바람 일찍 불까 근심스러운데 그대는 나부껴 떨어질 일을 생각지 못하니.
⊙ 不怨池塘不怨甁 只愁濃艶易飄零 紅顔尙帶三生醉 禁澤何人敢獨醒
(불원지당불원병 지수농염이표령 홍안상대삼생졸금택하인감독성) - 
못에 피어 있어도 좋고 병에 꽂혀있어도 좋지만 짙고 고운 꽃이 쉬이 떨어지지나 말았으면. 
붉은 얼굴은 피어 있을 때나 떨어져 있을 때나 취한 빛이나 
초나라의 어떤 사람만 홀로 깰 수 있을까.
⊙ 何淸入水銀甁 香露處處替淚零 離却一塘應有限 也從詩老醉還醒
(하염청입수은병 향로처처체누령 이각일당응유한 야종시노취환성) - 
무엇 때문에 맑은 꽃을 병에 꽂기 꺼려할 것인가 향기와 이슬이 곳곳에서 눈물되어 떨어지는 것을. 
못 속에만 있게 말고 잘라 내다가 시 짓는 늙은이 취했다 깰 즈음 보게 해야지.
⊙ 揷折蓮花白玉甁 紅衣濕盡露華零 中通外直君知否 夢斷溪酒半醒
(삽절연화백옥병 홍의습진로화령 중통외직군지부 몽단염계주반성) - 
연꽃 꺾어다 흰 병에 꽂으려니 짙은 이슬 떨어져 붉은 옷이 젖는다. 
속은 비어 있고 줄기는 곧은 뜻을 그대는 모르는가 염계선생은 거나하게 취하여서도 알아냈는데.
⊙ 今年池水盡成枯 翠盖紅粧掃地無 只有小荷雙葉在 西風吹折誰扶
(금년지수진성고 취개홍장소지무 지유소하쌍엽재 서풍취절천수부) - 
금년에 못물이 모두 말라서 푸른 잎 빨간 꽃 쓸어버린 듯. 
다만 자그마한 잎 둘만이 남아 그마저 서풍에 꺾였으니 누가 붙들꼬.
⊙ 水檻風來夏赤凉 滿池荷月正蒼蒼 只恐白露凋紅粉 減却鴛鴦夢裡香
(수함풍래하적량 만지하월정창창 지공백로조홍분 감각원앙몽리향) - 
물가에 바람 인 시원한 여름날 새파란 연못엔 연이 가득 달이 가득. 
이슬내려 빨간 꽃가루 떨어질까 하였는데 갑자기 원앙새가 향기꿈을 깨운다.
⊙ 去時荷出小如錢 歸見荷枯意然 秋後漸稀霜後少 白頭黃葉兩相憐
(거시하출소여전 귀견하고의망연 추후점희상후소 백두황엽양상련) - 
돈짝만큼 연잎날 때 떠나갔다가 시들 때 돌아오니 망연하구나 가을 들어 서리 끝에 적어져 
흰 머리 누른 잎 모두 다 불쌍하네.
⊙ 出水芳姿再再輕 圓珠灑落見光明 淡香不作芳菲面露冷風凄倍覺情
(출수방자재재경 원주쇄락견광명 담향불작방비면 로냉풍처배각정) - 
물 위에 핀 꽃이 아래로 늘어져서 속기없이 둥근 모습 광명을 보는 듯. 
꽃이 핀 땐 엷은 향기나지 않다가 이슬 바람 싸늘해야 갑절이나 풍겨온다.
⊙ 玉井根株望巳灰 前塘剩喜兩三開 徘徊正引翁興 莫遺西風湯來
(옥정근주망사회 전당승희양삼개 배회정인염옹흥 막유서풍탕양래) - 
옥정의 연 줄기는 막 시들려 하는데 전당에 두세송이 피어 웃는다. 
둘러보매 염웅의 흥취 절로 나니 서풍이 불어 와서 물결치치 말았으면.
⊙ 池面輕風細細吹 淸香扁與夜凉宜 天公更借氷輪影 高葉繁花光陸離
(지면경풍세세취 청향편여야량의 천공경차빙륜영 고엽번화광육리) - 
못 물엔 가는 바람 살살 불어 밤 들어 서늘한데 맑은 향기 퍼진다. 
천공이 또다시 둥근 달을 빌려 주어 잎 밑에 번화한 꽃이 뒤섞여 아름답네.
⊙ 初見新荷疊小錢 漸看千朶翠如烟 可憐葉大眞如許 會作神仙太乙船
(초견신하첩소전 점간천타취여연 가련엽대진여허 회작신선태을선) - 
처음에는 겹친 잎이 엽전만 하였다가 자라나면 천 가지가 연기같이 푸르르다. 
잎이 넓어 아름다움이 저와 같으니 태을신선은 뜯어다가 배라도 짓겠네.
⊙ 芙蓉照水弄嬌斜 白白紅紅各一家 近日新花出新巧 一枝能著兩般花
(부용조수농교사 백백홍홍각일가 근일신화출신교 일지능저양반화) - 
아리땁게 기울여져 물에 비친 부용 흰 빛 붉은 빛이 제각기 또렷또렷. 
요즈음 새 꽃이 어여쁘게 막 피어나 한 줄기에 두 송이가 달라붙은듯.
⊙ 南浦荷香水欲秋 晝船歌曲響中流 多情採滿停橈戱 綠子紅房笑揷頭
(남포하향수욕추 주선가곡향중류 다정채만정요희 녹자홍방소삽두) - 
남포 연꽃 향기 가을이 깊어오면 뱃노래 메아리가 물 위로 흘러간다. 
가득히 채워져 노 젓는 손 멈춰질 때 머리에 꽂혀진 열매송이 보고 웃네.
⊙ 秋來喜見露蜂房 玉子瓊珠箇箇香 嚼能渾驚兼至味 淸心可補十全湯
(추래희견로봉방 옥자경주개개향 작능휘경겸지미 청심가보십전탕) - 
가을이 오면 가깝게 벌집이 드러나 구슬같은 씨 낱낱이 향기로워 씹어보면 지극한 맛 
놀라웁기만 마음을 맑혀 주는 십전탕일세.
⊙ 秋淨長湖碧玉流 荷花深處繫蘭舟 逢郎隔水投蓮子 恐被人知半日羞
(추정장호벽옥류 하화심처계란주 봉낭격수투연자 공피인지반일수) - 
가을날 맑은 호수 푸른 물 넘실넘실. 연숲 깊숙이 매어있는 목란주에 총각이 저쪽에서 
연밥을 던졌는데 사람들이 알까 두려워 반나절 붉은 얼굴.
⊙ 挺出泥不梁塵 艶香淸氣白無倫 誰知君子貞心在 當日濂溪最獨親
(정출어니불양진 염향청기백무륜 수지군자정심재 당일염계최독친) - 
진흙 속에서 빼어나 티끌에 물들지 않으니 탐스런 향기와 맑은 기운은 견줄 게 없네. 
누가 군자에게 곧은 마음이 있음을 알까 지난날 주렴계(周濂溪)가 가장 이 꽃을 사랑했지.
⊙ 物欲其全不欲 問渠何似舊池開 芳等是終銷歇 願被高人採來
(물욕기전불욕최 문거하사구지개 방향등시종소헐 원피고인채철래) - 
물욕은 온전히 꺾어버리기 어려운 것 너는 무슨 일로 흙탕물에 피어나서 
그토록 맑은 향기 다할 때까지 고상한 사람이 캐어 가길 바라니.
⊙ 終宵浙浙送寒聲 容枕無聊睡不成 却憶故園池上雨 碧荷千點散輕明
(종소절절송한성 용침무요수불성 각억고원지상우 벽하천점산경명) - 
밤 새도록 주르륵주르륵 싸늘한 소리 베개를 당겼으나 애오라지 잠못이뤄. 
도리어 고향집 비내리는 연못에 푸른 잎에 맑게 구르던 물방울이 생각나서.
⊙ 畵樓東畔俯蓮池 罷酒來看急雨時 溜滿卽傾器似 聲喧不厭淨襟宜
(화누동반부연지 파주래간급우시 류만즉경의기사 성훤불염정금의) - 
그림으로 꾸민 다락 동쪽 부련지를 급한 비 내릴 때 술잔 놓고 바라보니 
낙숫물 떨어져 차면 기울어짐이 물 기울기 같으니 소리는 시끄러우나 가슴속이 시원하다.
⊙ 葉展影當月 花開香散入簾風 不如種在天池上 猶勝生於野水中
(엽전영번당체월 화개향산입렴풍 불여종재천지상 유승생어야수중) - 
섬돌에 달 비칠 제 펴진 잎 그림자 지고 꽃필 제 흩어진 향기 바람에 날아든다. 
궁궐 연못에 심어짐만 못하지만 들판에서 자라는 것보다 오히려 낫지.
⊙ 翠蓋佳人臨水立 檀粉不勻香汗濕 一陳風來碧浪飜 珍珠零洛難收拾
(취개가인임수립 단분불균향한습 일진풍래벽랑번 진주령락난수합) - 
가인이 우산을 받치고 물가에 서있는 듯 단향가루 안뿌려도 향기가 땀에 젖어. 
한 구비 바람따라 푸른 물결 출렁거릴 때 떨어지는 진주를 주워 거두기 어려워.
⊙ 蒲葦蕭蕭送晩凉 滿池雲錦媚新粧 酒醒夢斷疎簾下 風便飄過數陳香
(포위소소송만량 만지운금미신장 주성몽단소렴하 풍경표과수진향) - 
냇버들 바람 소리 시원한 저물녘. 울긋불긋 새로 핀 꽃 연못에 가득. 
주렴 밑 취한 잠 깨어날 때에 바람결에 밀려오는 한바탕 향기.
⊙ 楣移從玉井旁 花開十丈是尋常 月明露冷無人見 獨爲先生引興長
(문도이종옥정방 화개십장시심상 월명로랭무인견 독위선생인흥장) - 
듣건대 옥정에서 옮겨다 신었다하나 핀 꽃은 열이나 여덟 이나 다름이 없이 
달 밝고 이슬 내린 조용한 밤이면 유독 선생의 흥취를 돋구어준다.


포도의 화제

⊙ 聯珠碧玉(연주벽옥) - 연한 구슬 푸른 옥.
⊙ 葉裏驪珠(엽리여주) - 잎새 속에 검은 구슬.
⊙ 艸龍弄珠(초용롱주) - 풀용이 구슬을 희롱한다.
⊙ 百斛明珠富 淸陰翠幕張(백곡명주부 청음취막장) -

백 말쯤 밝은 구슬 많기도 한데 청음은 푸른 장막 펼쳐 있구려.


⊙ 色暎金盤果 香流玉椀漿(색영금반과 향류옥완장) -

색깔은 금반의 과일처럼 빛나고 향기는 옥완의 장에 흐를는 듯 하네.

⊙ 滿筐圓實驪珠滑 入口甘香水寒玉(만광원실여주활 입구감향수한옥) -

 광주리에 검은 열매 곱고도 매끄러운데 입에든 향기는 옥같이 차가웁네.


⊙ 碧雲 冷驪龍睡 拾得遺珠月下歸(벽운량냉여용수 습득유주월하귀) -

푸른 구름 싸늘한데서 검은 용이 조는 통에 놓친 구슬 주워가지고 달빛아래 돌아왔다.


⊙ 若欲滿盤惟馬乳 莫辭添竹引龍鬚(약욕만반유마유 막사첨죽인용수) -

소반 가득 포도를 쌓을 양이면 검은데 용발 올림 사령.


⊙ 葉裡開花蝶不見 隱身守節綠珠香(엽리개화접불견 은신수절녹주향) -

잎 속에 꽃 피니 나비 보지 못하고 몸 숨겨 절개 지켜 푸른 구슬 향기롭다.


⊙ 芸香亭上汗如珠 起 淸風爲掃除(운향정상한여주 기진청풍위소제) -

운향정 위에 땀방울 구슬 같을때 때 맞추어 청풍일어 씻어 주누나.


⊙ 酒醒西樓月欲斜 滿窓晴影走秋蛇(주성서루월욕사 만창청영주추사) -

술이 깬 서쪽 다락에 달이 기울고져 하는데 창에 가득한 맑은 그림자가 달아나는 가을 뱀 이로다.


⊙ 千莖萬葉黑珠垂 一摘啖之香滿口(천경만엽흑주수 일적담지향만구) -

천 줄기 만 잎에 검은 구슬이 드리웠는데 한번 따서 먹으니 향기가 입에 가득하다.


⊙ 靑莖黃葉如龍體 大朶小珠聚甘香(청경황엽여용체 대타소주취감향) -

 푸른 줄기 누런 잎 용의 몸과 같은데 큰 떨기 작은 구슬 달콤한 향기.


⊙ 夏添 潤靑油幕 秋摘甘寒黑水精(하첨량윤청곡막 추적감한흑수정) -

 여름되면 시원한 청유막(푸른 장막) 펼치고 가을에는 달콤한 검은 수정을 따네.

⊙ 新莖未半猶枯 高架支離卷復扶 若欲滿盤堆馬乳 莫辭添竹引龍鬚

(신경미편반유고 고가지리권부부 약욕만반퇴마유 막사첨죽인용수)

 - 새로 난 줄기 뻗기 전에 절반은 먼저 시들면서 높은 횃대를 느릿느릿 고달프게 붙들었다.

 만약 쟁반 위에 포도를 가득 쌓아놓고 싶고든 횃대를 더 매어서 용수염을 붙게 아여라.


⊙ 露顆含香近客衣 蜜蜂蝴蝶云飛 夜來應値驪龍睡 探得明珠月下歸

(로과함향근객의 밀봉호접요등비 야래응치려용수 탐득명주월하귀)

 - 드러난 열매 향기 나그네 옷으로 스며들고 어우러진 넝쿨속으로 벌 나비 날아든다.

밤에는 응당 까만 용이 잠들 터이니 달빛에 더듬어서 구슬을 따오리라.


⊙ 滿筐圓實驪珠滑 人口甘香玉寒 若使文園知此渴 露應不乞金般

(만광원실려주활 인구감향빙옥한 약사문원지차갈 로화응불걸금반)

 - 둥글고 검은 열매가 광주리에 가득 굴러 입에 넣으면 달콤한 향기 얼음같이 싸늘하다.

만약 사마상여가 목마름을 잘 풀줄 알았다면 이슬 방울을 금쟁반에 담아주기를 바라지 않았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