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생주(養生主)-장자(莊子)

2017. 4. 17. 11:06한문기초書

양생주(養生主)-장자(莊子)


吾生也有涯(오생야유애) : 우리의 삶은 언젠가 종말이 있으나

而知也无涯(이지야무애) : 지식은 끝이 없다.

以有涯隨无涯(이유애수무애) : 각자에게 부여된 유한한 삶의 시간 동안 끝이 없는 지식을 추구하면

殆已(태이) : 오직 위태로울 뿐이다.

已而爲知者(이이위지자) : 이미 위태로운데도 스스로 안다고 자처하니

殆而已矣(태이이의) : 더욱 위험할 따름이다.

爲善无近名(위선무근명) : 그러나 착한 일을 해도 그런 명예의 개의치 않고

爲惡无近刑(위악무근형) : 악한 일을 해도 형벌 따위에 얽매이지 않으며

緣督以爲經(연독이위경) : 중간의 입장을 따라 그것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可以保身(가이보신) : 몸을 온전히 할 수 있고

可以全生(가이전생) : 생명을 보존할 수 있고

可以養親(가이양친) : 자기 양친을 봉양할 수 있고

可以盡年(가이진년) : 천수를 누릴 수 있으리라.


庖丁爲文惠君解牛(포정위문혜군해우) : 소잡는 포정이 문혜군을 위해 소를 잡은 일이 있다.

手之所觸(수지소촉) : 그때 손을 대고

肩之所倚(견지소의) : 어깨를 기울이고

足之所履(족지소리) : 발로 밝고

膝之所踦(슬지소기) :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에 따라

砉然嚮然(획연향연) : 휙휙 울리는 뼈 발라내는 소리,

奏刀騞然(주도획연) : 칼로 가르는 소리가

莫不中音(막불중음) : 절도에 모두 맞았다.

合於桑林之舞(합어상림지무) : 포정의 몸놀림은 상림의 무악에도 조화되며

乃中經首之會(내중경수지회) : 칼을 움직이는 소리는 경수의 음절에도 맞았다.

文惠君曰(문혜군왈) : 이를 본 문혜군이 말했다.

譆善哉(희선재) : " 참으로 훌륭하구나.

技蓋至此乎(기개지차호) : 소잡는 기술이 어떻게 해서 이런 경지에 이르렀는가?"

庖丁釋刀對曰(포정석도대왈) : 포정이 칼을 놓고 대답했다.

臣之所好者道也(신지소호자도야) : " 제가 즐기는 바는 <도>입니다.

進乎技矣(진호기의) : <도>는 기술보다 우월합니다.

始臣之解牛之時(시신지해우지시) : 처음 제가 소를 잡을 때에는

所見无非全牛者(소견무비전우자) : 보이는 소밖에 없었읍니다.

三年之後(삼년지후) : 3년이 지나자

未嘗見全牛也(미상견전우야) : 소가 온전한 모습 그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方今之時(방금지시) : 요즘에 이르러서는

臣以神遇而不以目視(신이신우이불이목시) : 저는 마음으로 만나지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官知之而神欲行(관지지이신욕행) : 눈의 감각 기능을 멈추고 마음의 눈에 따라 손을 놀립니다.

依乎天理(의호천리) : 천리에 따라

批大卻(비대각) : 큰 틈새를 열어제치고

導大窾因其固然(도대관인기고연) : 빈 곳에 칼을 놀리고 움직여 소 몸의 생긴 그대로를 따라갑니다

枝經肯綮之未嘗(지경긍계지미상) : 그 기술의 미묘함은 아직 한번도 뼈와 살이 연결된 곳을 지나지 않았습니다.

而況大軱乎(이황대고호) : 하물며 큰 뼈가 무슨 장애가 되겠습니까!

良庖歲更刀(량포세갱도) : 재주있는 소잡이가 해마다 칼을 바꾸는 것은

割也(할야) : 살을 가르기 때문입니다.

族庖月更刀(족포월갱도) : 많은 소잡이가 다달이 칼을 교체하는 것은

折也(절야) : 뼈를 자르기 때문입니다.

今臣之刀十九年矣(금신지도십구년의) : 저의 칼은 지난 19년 줄곧 사용했어도

所解數千牛矣(소해수천우의) : 소 수천마리를 잡았어도

而刀刃若新發於硎(이도인약신발어형) : 칼날이 지금 막 새로 숫돌에 간 것 같습니다.

彼節者有閒(피절자유한) : 소의 뼈마디에는 틈새가 있고

而刀刃者無厚(이도인자무후) : 칼날은 두께가 없을 정도로 날카롭습니다.

以無厚入有閒(이무후입유한) : 두께 없는 칼로 벌어져 있는 뼈마디 사이에 삽입하므로

恢恢乎其於遊刃必有餘地矣(회회호기어유인필유여지의) : 공간이 널찍해서 칼날을 움직이는 데도 여유가 있습니다

是以十九年而刀刃若新發於硎(시이십구년이도인약신발어형) : 그래서 19년이 되어도 칼날을 방금 숫돌에  간 듯합니다.

雖然(수연) : 하지만

每至於族(매지어족) : 칼날이 근육과 골반이 연결된 곳에 이를 때마다

吾見其難爲(오견기난위) : 어려움을 절감합니다.

怵然爲戒(출연위계) : 저는 근심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서

視爲止(시위지) : 눈길을 고정시키고

行爲遲(행위지) : 손놀림을 천천히 하면서

動刀甚微(동도심미) : 칼날을 매우 세심하게 움직입니다.

謋然已解(획연이해) : 어느 결에 뼈와 살이 확연하게 갈라져

牛不知其死也(우부지기사야) : 소는 자신이 죽은 줄도 모르고

如士委地(여사위지) : 살이 뼈에서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흙덩이가 땅에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提刀而立(제도이립) : 칼을 든 채 일어나서

爲之四顧(위지사고) : 사방 둘레를 살펴보며

爲之躊躇滿志(위지주저만지) : “잠시 머뭇거리다가  만족한 기분으로

善刀而藏之(선도이장지) : 칼을 씻어 챙겨 넣습니다." 

文惠君曰(문혜군왈) : 문혜군은 말했다

善哉(선재) : " 훌륭하구나.

吾聞庖丁之言(오문포정지언) : 내가 포정의 말을 듣고

得養生焉(득양생언) : 양생의 이치를 얻었도다."


公文軒見右師而驚曰(공문헌견우사이경왈) : 공문헌이 우사를 보자 놀라 말했다.

是何人也(시하인야) : " 이 어찌된 사람인가!

惡乎介也(악호개야) : 왜 발이 잘렸을까?

天與(천여) : 하늘이 그런 것일까?

其人與(기인여) : 사람의 짓일까?"

曰天也非人也(왈천야비인야) : 스스로 대답하기를, "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야.

天之生是使獨也(천지생시사독야) : 하늘이 그를 세상에 보낼 때 외발로 만든거야.

人之貌有與也(인지모유여야) : 사람의 모양에는 두 다리가 있게 마련이다.

以是知其天也(이시지기천야) : 것으로도 외발인 것은 하늘의 조화이지

非人也(비인야) : 이사람의 짓은 아니야.

澤雉十步一啄(택치십보일탁) : 연못에 사는 꿩은 열 발자국을 가야만 한번 먹이를 쪼을 수 있고,

百步一食(백보일식) : 백 걸음을 옮겨야 겨우 물 한모금을 마실 수 있지.

不蘄畜乎樊中(불기축호번중) : 그래도 꿩은 우리 안에서 길러지기를 바라지는 않아.

神雖王(신수왕) : 기력은 비록 왕성하나

不善也(불선야) : 마음이 편안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老聃死(노담사) : 노담이 죽자

秦失弔之(진실조지) : 진일이 조문 가서

三號而出(삼호이출) : 세 번 곡만 하고 나왔다.

弟子曰(제자왈) : 이에 제자가 물었다.

非夫子之友邪(비부자지우사) : " 선생님의 친구가 아닌가요?"

曰然(왈연) : 말하기를, " 친구지."

然則弔焉若此(연칙조언약차) : " 그렇다면 이처럼 소홀하게 조문하는 것이

可乎(가호) : 옳은 일입니까?"

曰然(왈연) : " 그렇다네.

始也吾以爲至人也(시야오이위지인야) : 처음에 나는 그를 도인으로 알았으나

而今非也(이금비야) : 이제 보니 그렇지 않더군.

向吾入而弔焉(향오입이조언) : 조금 전 들어가서 조문을 할 때,

有老者哭之(유노자곡지) : 늙은이는 곡을 하기를

如哭其子(여곡기자) : 마치 자기 자식이 죽은 듯이 하고

少者哭之(소자곡지) : 젊은이는 곡하기를

如哭其母(여곡기모) : 흡사 자기 어버이라도 죽은 듯이 하였다

彼其所以會之(피기소이회지) : 그가 죽자 저처럼 사람이 모인 것은

必有不蘄哭而哭者(필유불기곡이곡자) : 반드시 그가 말로서 바라지는  않았더라도

是遁天倍情(시둔천배정) : 무언중에 자기 의사를 표시했고, 곡하기를 요구하지는 않았어도 은연중에 그렇게 하기를 바랐기 때문이지.

忘其所受(망기소수) : 이는 하늘을 어기고 진실을 배반한 채 부여받은 본성을 망각한 처사라네.

古者謂之遁天之刑(고자위지둔천지형) : 옛날에는 이를 '천연에서 벗어난 죄'라고 일컬었다네.

適來夫子時也(적래부자시야) : 그가 어쩌다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때를 만난 것이고,

適去夫子順也(적거부자순야) : 우연히 세상을 떠난 것도 생명이 다했기 때문이라네.

安時而處順(안시이처순) : 시간의 변화에 편안히 머물러 자연의 도리를 따라가면

哀樂不能入也(애락불능입야) : 슬픔도 즐거움도 끼어들지 못하지.

古者謂是帝之懸解(고자위시제지현해) : 옛날에는 이런 경지를 '본래 면목의 육신의 구속에서 풀려났다'고 이름하였네.

指窮於爲薪(지궁어위신) : 기름은 장작더미 속에서 다 타도

火傳也(화전야) : 불은 계속 번져

不知其盡也(부지기진야) : 그것이 꺼질 줄 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