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31. 19:35ㆍ음악감상
산울림의 첫앨범발매가 1977년 그리고 22년 후 많은 아티스트들이
헌정앨범을 만들었다.. 앨범 커버의 77. 99. 22 는 산울림의 첫앨범
발매년도 1977 년 그리고 헌정앨범발매년도 99년, 그리고 그 사이
에 22년의 시간이 지났고 산울림 곡들 중 22 곡 을 선별하여 헌정한
다는 뜻을 갖고 있었다. 그중 가장 Groovy 한 곡이 내 생각엔 자
우림이 커버한 이 "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거야 " 였던 걸로 기억이
....
산울림의 원곡도 1977년 곡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Groove가
장난이 아니지만 , 가사가 풍기는 느낌 자체가 오히려 더 매혹적이
다. 뭔가 감춰진 듯, 애매한 표현이지만 오히려 그 점이 공격적이고
직설적인 느낌이랄까? 마치 씨뜨루 의상을 입은 여인같은 느낌의
은유가 마음에 든다.
꼭 그렇지 않았지만
구름 위에 뜬 기분이었어
미국이라면 아마 마리화나를 말아 피우고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라면 그냥 그만큼 정신이 붕뜰만큼 흥분상태라고 보면 될
듯하다. 주인공과 그녀가 같이 있고 주인공은 세상을 잠시 잊을 정
도로 기분이 업되어 있다
나무사이 그녀 눈동자
신비한 빛을 발하고 있네
나무 사이 그녀 눈동자가 보일려면 먼저 나무 그늘 아래 누운 주인공
과 그녀의 모습이 있다. 그리고 산울림의 김창완이 노래하는 노래
속 주인공은 고래사냥의 병태처럼 순수하고 성스러운 숫총각일 것
이다. 그리고 그 옆에 그녀가 갑자기 일어나 누워있는 주인공의 머
리위에서 주인공에게 이야기를 한다.. 영화로 본다면 원거리 카메라
샷이 아닌 철저히 주인공 시점의 카메라여야 이 장면이 이해가 된다.
나무가지 사이로 햇살이 부서지고 그 햇살들은 주인공 위에 있는 그
녀의 뒷통수를 비추고 주인공에게 보이는 그녀의 눈동자는 평소와는
다르게 깊고 깊어 주인공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듯하다.
잎새 끝에 매달린 햇살
간지런 바람에 흩어져
나뭇잎 이 바람에 흔들리고, 흔들리며 나뭇잎에 비쳐지는 빛의 반
사각이 조금씩 변하며 그 움직임이 주인공의 눈에는 빛이 흩어지
는 것처럼 느껴진다. 더군다나 그녀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며
주인공의 얼굴을 간지른다. 그래서 간지런 바람이란 표현이 나온다.
뽀오얀 우윳빛 숲속은
꿈꾸는 듯 아련했어
뽀오란 우윳빛 숲속은 자연적인 숲 속에선 찾을 수 없다.. 다음 순
간 주인공은 구름 위에서 안드로메다로 가고 있는 중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주인공에게 새로운 세상을 느끼게 해주었다. 아마 그녀가 그
에게 뽀얀 얼굴로 다가와 주인공에게 키스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결국 주인공은 숲속에 있지만 주인공의 시야는 온통 우윳빛만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뽀오얀 우윳빛 숲속이란 표현이 나온다 .. 그러면
서 주인공은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하지 못한다.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꺼야
우리들은 호숫가에 앉았지
늦은 여름은 아마 해수욕장도 문을 닫은 8월도 아니고 9월초정도가
아닐까?
알다시피 열혈청춘들은 초여름부터 사랑에 빠진다. 여름 사람은 잠
시 스치고 지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 단어는 주인공의 첫 경험이
늦은 여름이라 표현한 점은 주인공이 여성들과 능수능란한 능동적
남자가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하지만 우리들은 호숫가에 앉았지란 표현은 두 사람이 그 이상의 관
계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걸 의미하는 듯하다.. 호수는 이 당시 가장
흔한 " 내 마음은 호수" 라는 표현을 이용한 장난일 수도 있고 좀 더
깊게 들어가면 아주 깊은 곳을 의미할 수도 있다.. 어찌보든 두 사람
들은 그 경계에 앉고 만다. 무슨 이유이든.. 결국 주인공은 그녀가 주
인공의 전두엽에 남긴 립스틱 자국만을 갖고 노래를 만든 느낌이다.
나무처럼 싱그런 그날은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꺼야
청록이 가장 깊은 마지막 달 .. 아마 그들의 나이에 대한 은유일 수도
있고 짧은 사랑이 스쳐지나간 그 날 여름이 끝나가고 있었다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거야
( 1977년 산울림 1집 The First )
꼭 그렇지 않았지만
구름 위에 뜬 기분이었어
나무사이 그녀 눈동자
신비한 빛을 발하고 있네
잎새 끝에 매달린 햇살
간지런 바람에 흩어져
뽀오얀 우윳빛 숲속은
꿈꾸는 듯 아련했어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꺼야
우리들은 호숫가에 앉았지
나무처럼 싱그런 그날은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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