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8. 09:29ㆍ한국의 글,그림,사람
남쪽지방의 산 중에서 지리산이 가장 깊숙하고 그윽하여 신산神山이라 부른다.
其幽巖絶境。殆不可數記。而獨稱靑鶴洞尤奇。自古記之。
지리산은 그윽한 바위와 뛰어난 경치는 헤아릴 수 없는데 그중에서도 청학동靑鶴洞이 기이하다고 일컫는데, 이것은 예부터 기록된 것이다.
蓋在䨥溪石門上。過玉簫東壑。皆深水大石。人跡不通。
쌍계雙溪 석문石門 위에서 옥소玉簫 동쪽 구렁을 지나는 사이는 모두 깊은 물과 큰 돌이라 인적人跡이 통하지 못한다.
從䨥溪北崖。隨山曲而上。攀傅巖壁。至佛日前臺石壁上。南向立。乃俯臨靑鶴洞。
쌍계 북쪽 언덕을 좇아 산굽이를 따라서 암벽을 부여잡고 올라가 불일전대佛日前臺 석벽 위에 이르러서 남쪽으로 향하여 서면, 곧 청학동이 굽어보인다.
石洞嶄巖。巖石上。多松多竹多楓。
돌로 이루어진 골짜기에 가파른 바위요, 암석 위에는 소나무ㆍ대나무ㆍ단풍나무가 많다.
西南石峯。舊有鶴巢。
서남쪽 석봉石峯에는 옛날 학 둥우리가 있었다.
山中老人相傳。鶴玄翅丹頂紫脛。日色下見翅羽皆靑。朝則盤回而上。入於杳冥。夕則歸巢。今不至者幾百年云。
산중의 노인들이 전하기를, "학은 검은 깃, 붉은 머리, 자줏빛 다리로 생겼으나 햇볕 아래에서 보면 깃이 모두 푸르며, 아침에는 빙 돌아 날아올라서 하늘 높이 갔다가 저녁에는 둥우리로 돌아오곤 했는데, 지금 오지 않은 지가 거의 백 년이 된다." 하였다.
故峯曰靑鶴峯。洞曰靑鶴洞。
그리하여 봉우리를 청학봉靑鶴峯, 골짜기를 청학동이라고 하였다.
南對香爐峯。其東列爲三石峯。其東壑皆層石奇巖。前夕大雨。瀑布滿壑。
남쪽으로 향로봉香爐峯을 마주하고, 동쪽은 석봉石峯 셋이 벌여 솟았으며, 그 동쪽 구렁은 모두가 층석기암層石奇巖인데 어젯밤 큰비로 폭포수가 골짜기에 가득하였다.
其臺上石刻曰玩瀑臺。其下潭水。
그 대臺 위의 돌에는 완폭대玩瀑臺라고 새겨져 있고 그 아래에는 못이 있다.
崇禎十三年九月三日。余從嶽陽遡流蟾江。過三神洞。朝日觀䨥溪石門。
숭정 13년[인조 18년, 1640]9월 3일에 나는 악양嶽陽[하동河東 악양岳陽]에서 섬진강蟾津江을 거슬러 올라가 삼신동三神洞을 지나 아침에 쌍계의 석문을 보았다.
又䨥溪寺觀崔學士。眞鑑禪師碑。
또 쌍계사雙溪寺에서 최 학사崔學士[최치원崔致遠]의 진감선사비眞鑑禪師碑를 살펴보았다.
至今千餘年。莓苔間尙見文字可讀。
천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끼 사이로 보이는 문자를 읽을 수 있었다.
因登佛日前臺。作靑鶴洞記。
이어서 불일전대에 올라가 청학동기靑鶴洞記를 지었다.
출전 : 『허목許穆』「미수기언眉叟記言」'지리산청학동기智異山靑鶴洞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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