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y Godiva
2014. 4. 1. 09:58ㆍ명화
Lady Godiva
화가 | John Colli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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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가지 인상적인 풍경은 새로 지은 성당 앞 광장에 서있는 동상인데,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채 알몸으로 말을 타고 있는 여인이 바로 그것이다.
이 동상의 주인공은 11세기경, 코벤트리 영주의 부인이었던 고디바다. 대체 무슨 연유로 그것도 공공의 장소에다가 영주의 부인을 벌거벗은 동상으로 만들어 세워놓았는가.
코벤트리의 가혹하고 잔인한 영주 레오프릭에게는 그와는 정반대 성격의 아름다운 부인이 있었다. 그녀가 바로 Lady Godiva다. 그녀는 6세기 이후 영국에 들어온 기독교를 신실하게 믿으며, 신 앞에 겸허한 마음을 가진 정직하고 숭고한 여인이었다.
고디바는 나날이 몰락해가는 농민들의 모습을 보고 남편의 과중한 세금정책을 비판한다. 신실한 믿음을 가졌던 고디바는 가난한 농민들이 남편의 세금 때문에 굶어죽어가는 것을 볼 수 없었다. 세금을 줄여 영주와 농민이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라고 남편에게 충고한다. 그러나 레오프릭은 고디바의 말을 귓전으로 흘려 보냈다. 그녀의 숭고한 마음을 비웃기도 하였다.

고디바는 갈등에 빠진다. 그러나 남편의 폭정를 막고 죽어가는 농민들을 구할 방법이 그것뿐이라면 그 길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남편의 제안을 수락한다. 이 일이 코벤트리의 농민들 사이에 소문이 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언제 어느 때 레이디 고디바의 거사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사실도 알려졌다.
농민들은 영주의 부인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렸다. 그리고 그녀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농민 스스로도 큰 결정을 내리게 된다. 레이디 고디바가 벌거벗고 마을을 도는 동안 마을 사람 누구도 그녀의 몸을 보지 않기로 한 것이다.
마침내 레이디 고디바가 벌거벗고 마을로 내려온 날. 코벤트리 전체는 무거운 정적 속에서 은혜로운 영주부인의 나체 시위가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을 위해 희생한 영주 부인을 위해 집의 창문을 걸어 잠그고 커튼을 친 다음 그 누구도 내다보지 않았으며 그 날의 일을 모두 비밀에 부쳤다.
하지만 이때 고디바 부인이 알몸으로 말을 타고 가는 모습을 커튼 사이로 몰래 엿본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톰(tom)이라는 양복점 직원이었는데, 하늘이 노했는지 나중에 장님이 되고 말았다는 설이 있다. 이 일화에서 유래하여 영국에서는 남몰래 엿보는 사람을 '피핑 톰(Peeping Tom 관음증)이라고 한다.
고디바는 결국 백성들의 세금을 줄이는데 성공했고, 그녀의 이야기는 전설로 남아 전해져 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벨기에 초콜릿 고디바 초콜릿의 이름이 이 고디바 부인의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은 벨기에 초콜릿의 장인이며 고디바 초콜릿의 창시자인 '조셉 드랍'의 부인이 이를 적극 추천했기 때문이었는데, 우아하고 고귀한 고디바 부인의 높은 뜻을 받들어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초콜릿을 만들고자 한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한다.
레이디 고디바의 이야기는 이후 학자와 역사가들에게 많은 논쟁거리가 되었다. 숭고한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그녀가 행한 알몸 시위가 너무나 파격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관행이나 상식, 힘의 역학에 불응하고 대담한 역의 논리로 뚫고 나가는 정치'를 고디바의 대담한 행동에 빗대어 '고디바이즘(godivaism)'이라고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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