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신증유합(新增類合) -9- 果實.禾穀.菜蔬

2012. 9. 18. 09:02한문기초書

 

 

 신증유합(新增類合) -9- 果實.禾穀.菜蔬

 

果實
梅梨榴栗 桃李柑橘 櫻杏柰柿 椒榛棗榧
著子甘酸 果實多般

梅(木, 매실 매, 매화 매) 梨(木, 배 리) 榴(木, 석류 뉴) 栗(木, 밤 율)
桃(木, 복숭화 도) 李(木, 오얏 리) 柑(木, 감자 감, 홍귤나무 감) 橘(木, 귤 귤)
櫻(木, 앵도 앵) 杏(木, 살구 행) 柰(木, 벚 내, 능금나무 내) 柿(木, 감 시)
椒(木, 천초 초, 산초 초) 榛(木, 개암 진) 棗(木, 대추 조) 榧(木, 비자 비)
著(艹, 붙을 착, 나타날 저) 子(子, 아들 자) 甘(甘, 달 감) 酸(酉, 실 산)
果(木, 열음 과, 열매 과) 實(宀, 여물 실) 多(夕, 많을 다) 般(舟, 가지 반, 일반 반)

[果實 총설]
일상적으로 먹을 수 있는 과일을 중심으로 열거해놓고 향신료로 쓰이는 산초와 열매를 기름으로 짜서 쓰는 비자나무도 붙여놓았음을 볼 수 있다. 모두가 씨앗이 땅에 떨어져(붙어서) 달고 신 열매들이 가지에 많이 열린다(著子甘酸 果實多般)고 설명을 덧붙였다.

 

 禾穀
稻黍稷粟 麰麥豆菽 苗抽穗熟 謂之禾穀

稻(禾, 벼 도) 黍(黍, 기장 서) 稷(禾, 피 직) 粟(米, 조 속)
麰(麥, 보리 모) 麥(麥, 밀 맥) 豆(豆, 팥 두) 菽(艹, 콩 숙)
苗(艹, 움 묘, 싹 묘) 抽(扌, 뺄 추) 穗(禾, 이삭 수) 熟(灬, 익을 숙)
謂(言, 이를 위) 之(丿, 갈 지) 禾(禾, 벼 화) 穀(禾, 곡식 곡)

[禾穀 총설]
양식으로 삼는 곡식(穀食) 종류를 열거해놓았다. 움이 터서 이삭이 익는 것을 일러 화곡(벼에 딸린 곡식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 이른다(苗抽穗熟 謂之禾穀) 하였다.

 

菜蔬

 

薑芋葱薤 葵蔔菁芥 柔蕨嫰芛 香蔬豐菌

茄瓜芹蓴 菜食芳新

薑(艹, 생강 강) 芋(艹, 토란 우) 葱(艹, 파 총) 薤(艹, 부추 해, 염교 해)
葵(艹, 아욱 규, 해바라기 규) 蔔(艹, 댓무우 복, 무 복) 菁(艹, 쉿무우 청, 순무 청) 芥(艹, 겨자 개)
柔(木, 부드러울 유) 蕨(艹, 고사리 궐) 嫰(女, 보드라울 눈, 어린 눈) 芛(艹, 죽순 순, 筍과 同字)
香(香, 향기 향) 蔬(艹, 푸성귀 소) 豐(豆, 풍성 풍) 菌(艹, 버섯 균)
茄(艹, 가지 가) 瓜(瓜, 외 과) 芹(艹, 미나리 근) 蓴(艹, 순채 순)
菜(艹, 나물 채) 食(食, 먹을 식, 밥 사) 芳(艹, 향기 방) 新(斤, 새 신)

[菜蔬 총설]
나물은 향기롭고 신선한 먹을 거리(菜食芳新)라 하였듯이 예로부터 우리 식탁에는 고기보다는 갖가지 채소와 나물류가 올랐다. 요즈음에는 건강식으로 새롭게 각광받는 식품들이기도 하다. 유희춘은 양념류로부터 뿌리채소, 열매채소, 줄기채소, 물풀과 버섯류를 골고루 언급하고 있다. 구황작물(救荒作物)로 많이 애용되었던 감자와 고구마는 아직 우리나라에 전래되지 않았기에 유희춘은 언급하지 아니하였다.

참고로 『조선왕조실록』에는 1663년 김여휘 등의 백성이 유구에 표착해 껍질이 붉고 살이 희며 맛이 마와 같은 식품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우리나라에 고구마가 본격적으로 수입된 것은 1760년쯤이다. 1766년(영조 42)경에 저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甘藷種植法』(감저종식법)이라는 책은 우리나라 최초로 고구마 재배법에 관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인 강필리(姜必履)는 1764년 동래부사로 부임하여, 1763년 일본에 통신사로 갔던 조엄이 쓰시마섬[對馬島]에서 씨고구마를 가져와서 동래와 제주도 지방에 재배하게 한 일을 보고, 이를 크게 장려하고 재배법을 보급시키기 위하여 저술한 책이다.

그리고 이로부터 약 100 여년후에 감자가 전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자(馬鈴薯, 마령서)는 이규경(李圭景)의 『五洲衍文長箋散稿』(오주연문장전산고)에 따르면, 1824∼25년 사이에 명천의 김씨가 북쪽에서 가지고 왔다는 설과 청나라 사람이 인삼을 몰래 캐가려고 왔다가 떨어뜨리고 갔다는 설을 수록하고 있다.

표준어로 쓰이는 감자와 고구마라는 이름에 대해, 필자가 초등학교 시절까지 살았던 충남 서천지방에서는 고구마를 '감자'라 하고, 감자를 '북감자', '하지감자', '마령서' 등의 이름으로 불렀던 기억이 난다. 이를 통해서 볼 때도 고구마가 먼저 들어왔고, 맨처음의 이름 또한 '감저(甘藷 : 달 감, 사탕수수 저)' 곧 감자로 고구마를 처음에는 감자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유희춘이 언급하고 있는 몇 가지 채소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
부추는 지방에 따라 부채, 부초, 솔, 정구지, 졸이라고도 부르는데 흔히 부추를 나타내는 한자는 韮(부추 구, 韭와 同字)로 쓴다. 위에서 유희춘이 薤로 쓴 것은 중국에서는 염교, 일본에서 락교로 부르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오늘날 ‘무’는『신증유합』을 보면 15세기에 일반무우는 ‘댓무우’ 순무는 ‘쉿무우’로 불렀음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는 '蘿蔔(나복), 萊蔔(내복), 蘆蔔(노복) 등 여러 가지로 쓰인다. 우리말에서 쓰이고 있는 '나박김치'의 '나박'이 본래는 '무'로서 '무김치'라는 말이다. 중국에서는 '무'를 뜻하는 한자는 우리말의 '나박'이라는 말이 중국에 전파되어 外來語로 쓰인 말이라는 주장도 있다. '무'라는 말은 李時珍의 『本草綱目』에 "昔人以蕪菁, 萊蔔二物混注"(옛사람들이 蕪菁과 萊蔔을 혼동하여 썼다.)라고 한 것을 보면, '蕪菁(무청)'을 줄여서 '무'라고 한 것 같다. 『山林經濟』에는 '蘿蔔(나복)'을 '댓무우'라 하고, '蔓菁(만청)' 곧 '蕪菁(무청)'을 '쉿무우’라고 하였다.

무를 방언에서는 '무수, 무구, 무시, 무유, 무이, 무우, 무꾸, 뭇구, 미우, 밋기, 남삐' 등으로 쓰인다. 오늘날에 와서는 우리말의 '나박'은 중국에서 일반화되어 쓰이고, 漢字語의 '蕪菁'은 우리나라에서 '무'로써 고유어가 되어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순채는 오늘날에는 보기 힘들지만 옛날 조선 영조시대 한진호가 지은 『島潭程記』(도담정기)를 보면, 제천의 의림지와 순채를 소개하면서 선비들이 즐겨 먹고 궁중에서 진상하기도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19세기 초 서유구가 쓴 『임원경제』에도 순채가 나온다. 또 요리(조리)백과라고도 할 수 있는 빙허각 이씨가 쓴 『규합총서』에도 전라도의 순채나물이나 탕 등이 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 땅에서 그만큼 애용했던 식용 물풀이었던 듯하다.

일본인들은 송이버섯과 함께 환상의 풀이라는 뜻으로 "준사이"라고 불렀으며, 산에는 송이, 밭에서는 인삼, 물에서는 순채를 제1의 건강식으로 친다고 한다. 특히 순채무침이나 나물, 국물이나 탕 등을 가르켜 "꿈의 식품"이라고도 하며 일제시대 때는 순채나물을 뜯는 수채(水採)꾼들이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일본인들이 물러간 뒤, 언제부턴가 이 순채음식의 맥이 끊겼다가 최근 제천과 김제쪽에서 다시 재배되고 있는 물풀이다.

순채는 무미, 무색, 투명한 우무질에 쌓여 있는 비단띠같은 금대(金帶)라는 풀이다. 순(蓴), 마제초(馬燐草), 노채(露菜), 수채(水菜). 사순(絲蓴), 순채, 묘, 병풍, 수근(水芹), 노규(露葵), 결분초(缺盆草), 금대(錦帶)라는 여러 가지 이름을 갖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인체에 쌓인 100가지 독소를 제거하며, 열에 의한 마비증 ,당뇨, 특히 위 궤양이나 피부종양, 위종양(암)등에 특효가 있으며 두뇌에 쌓인 혈액의 노폐물을 제거해서 피를 걸러낸다고 했다.

 

출처 : 한자사랑방
글쓴이 : 매화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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