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시

2017. 6. 23. 13:59詩書藝畵鑑賞

山園小梅 - 林逋(임포)

   - 산 속 밭에 핀 작은 매화

重芳搖落獨暄姸(중방요락독훤연) 온 꽃이 흔들려 떨어진 후에 홀로 곱게 피어

占盡風情向小園(점진풍정향소원) 작은 동산 풍치 혼자 다 차지했네.

疎影橫斜水淸淺(소영횡사수청천) 성긴 그림자는 맑고 얕은 개울에 비스듬히 기울고

暗香浮動月黃昏(암향부동월황혼) 그윽한 향기는 어스름 달빛아래 감도누나.

霜禽欲下先偸眼(상금욕하선투안) 서리새 앉으려고 먼저 주위를 훔쳐보는데

粉蝶如知合斷魂(분접여지합단혼) 흰나비도 알았다면 넋이 빠졌으리.

幸有微吟可相狎(행유미음가상압) 다행히 난 시 읊으며 서로 친할 수 있으니

不須檀板共金樽(불수단판공금준) 노래판과 술자리가 무슨 소용 있으랴! 


古藍 田琦 - 매화초옥도(梅花草屋圖)

亦梅仁兄草屋笛中. 古藍寫

역매 오경석 형이 초옥에서 피리를 불고 있다. 고람 전기가 그리다.



古藍 田琦 - 매화서옥도(梅花書屋圖)

雪後園林梅已花  눈 내린 숲에 매화가 피었는데

西風吹起雁行斜  서풍이 불고 기러기가 날아간다.

溪山寂寂無人跡  적적한 산에는 인적이 없는데

好問林逋處士家  기쁜 마음으로 임포처사의 집을 묻는다.

 ▷林逋(임포 967~1028) -  宋代의 梅妻鶴子 (매처학자-매화를 아내로 학은 자식으로 여겨 은둔처사의 상징으로 사랑받은 사람)



작자미상 - 매화도(梅花圖)

桐千年老恒藏曲(동천년노항장곡) 오동나무는 천년이 되어도 항상 곡조를 간직하고 있고,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일생 동안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月到千虧餘本質(월도천휴여본질)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그 본질이 남아 있고,

柳經百別又新枝(유경백별우신지) 버드나무는 백번 꺾여도 새 가지가 올라온다.

  - 신흠(申欽)의 詩



豹菴 姜世晃 - 매화도(梅花圖)

低頭背面 揔佯羞(저두배면 총양수)  고개 숙이고 얼굴 돌려 수줍은 듯,

嫰泣輕嚬 一種愁(눈읍경빈 일종수)  곱게 우는 듯 살짝 찡그린 듯 시름겹도다. 

嫁與東風 誰氏子(가여동풍 수씨자)  봄바람 어느 집에 시집 가는가, 

渭南楊柳 最風流(위남양류 최풍류)  버들 늘어진 위남(渭南)이 가장 풍류 있는 곳이라

烟客小者  연객(烟客) 허필(許佖)이 쓰다.



小癡 許維(許鍊) - 매화서옥도(梅花書屋圖)

寒雲結重陰  차가운 구름은 겹겹이 음기를 맺고

密雪下盈尺  조밀한 눈은 한자 남짓 내렸다

羣峰失蒼翠  뭇 산들은 푸른빛을 잃고

萬樹花俱白  나무들은 흰 꽃을 덮었다 

幽居深磵曲  외딴 집 산골 깊은 곳에 있어

門逕斷行跡  문 앞길엔 발자국이 끊겼다

伊誰能遠尋  누가 멀리서 찾아 오는가

應是探梅客  매화 찾아 나선 객이리라.


우봉(又峰) 조희룡(趙熙龍) - 묵매도(墨梅圖)

暗香浮動月黃昏   황혼의 달빛 아래 은은한 향기 떠오르니

堂上一樹春         마루 위 나무 한 그루에 봄이 왔네.

東風何事入西隣   동풍은 무슨 일로 서쪽 이웃으로 들어왔나,

兒家常閉門         아이의 집안은 항상 문이 닫혔네.

雪肌冷 玉容眞     눈 같은 살갗 차갑고 옥 같은 모습 참되니

香腮粉未匀         향기로운 뺨에 가루가 고르지 않네.

折花欲寄嶺頭人   꽃을 꺾어 고개 마루 사람에게 주려하니

江南日暮雲         강남에 날은 저문데 구름이 피어나네.

錄坡公梅花集句.   동파의 매화 집구를 적음.



<小癡 許維(許鍊) - 묵매도(墨梅圖)>

霜禽欲下先偸眼(상금욕하선투안) 서리새 앉으려고 먼저 주위를 훔쳐보는데

粉蝶如知合斷魂(분접여지합단혼) 흰나비도 알았다면 넋이 빠졌으리.



<小癡 許維(許鍊) - 묵매도>

先生索居江海上(선생색거강해상) 선생은 홀로 강이나 바다 가에 사는데

悄如病鶴棲荒園(초여병학서황원) 외롭기 거친 들에 사는 병든 학 같네.

天香國艷肯相顧(천향국염긍상고) 향기롭고 예쁜 꽃 서로 돌아보면서

知我酒熟詩清溫(지아주숙시정온) 술이 익어야 내 시가 맑고 따뜻해짐을 안다네.

  - 동파(東坡) 소식(蘇軾)의  松風亭下梅花盛開에서 인용



小癡 許維(許鍊) - 묵매도(墨梅圖)

湘妃危​​立凍蛟背(상비위립동교배) 상수의 여신은 우뚝 서서 교룡의 등에 얼어있고

海月冷掛珊瑚枝(해월랭괘산호지) 바닷가 달은 차갑게 산호 가지에 걸려있구나

醜怪驚人能嫵媚(추괴경인능무미) 사람을 놀래키는 기괴한 것이 곱게도 피었으니

斷魂只有曉寒知(단혼지유효한지) 넋 잃은 영혼을 새벽의 추위만이 알고 있겠지.

 - 蕭德藻(소덕조, 南宋 詩人)의 古梅(고매)에서 인용. 



小癡 許維(許鍊) - 묵매도(墨梅圖)

梅花不肯傍春光(매화불긍방춘광) 매화는 결코 봄빛을 이웃하지 않으면서,

自向深冬著艶陽(자향심동저염양) 엄동에 몸소 화창한 봄 경치를 들어내누나.

龍笛遠吹胡地月(용적원취호지월) 북방의 달빛 따라 피리소리 멀리서 들려오는데,

燕釵初試漢宮妝(연채초시한궁장) 비연이 처음 한나라 궁녀머리 치장한 듯 곱구나.

風雖强暴飜添思(풍수강폭번첨사) 바람이 비록 매서워도 뒤엎으려면 생각을 다시해야 하고,

雪欲侵凌更助香(설욕침능갱조향) 눈보라가 널 업신여기려 해도 오히려 향기를 돕는구나.

應咲暫時桃李樹(응소잠시도리수) 복숭아·오얏나무와 마주보며 살짝 웃더니,

盜天和氣作年芳(도천화기작년방) 하늘 몰래 따스함 가져다 봄 풍경을 펼치는구나. 

  당나라 시인 韓偓(한악)의 梅花에서 인용.

▷ 燕釵(연채) : 한나라 문황의 후궁 조비연(趙飛燕)이 지녔던 비녀. 조비연은 노래와 춤을  잘 추었다고 함.

 


 

小癡 許維(許鍊) - 묵매도(墨梅圖)

空庭一樹影橫斜(공정일수영횡사) 뜰 위에 매화 한 가지 그림자 비껴 드리우고

玉瘦向寒領歲華(옥수향한영세화) 옥처럼 여의고 찬 향기는 세월의 영화를 말하네

解道廣平心似鐵(해도광평심사철) 광평의 마음 무쇠와 같음 알지만,

古來先己賦梅花(고래선기부매화) 예로부터 이미 고운 매화를 노래했다네.

    - 明나라 왕세정(王世貞)의 詩.

▷ 廣平은 강직한 지조가 鐵腸石心(철장석심)으로 불린 당나라 송경(宋璟)의 字로 사람들이 송경이 鐵石처럼 강직해 고운 시는 짓지 못할 거라 여겼으나, 아름다운 梅花賦를 지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는 고사를 인용. 



小癡 許維(許鍊) - 묵매도(墨梅圖)

百千年蘚着古樹 백년 천년 동안 이끼는 고목에 붙어있고

一兩點春供老枝 한두점 봄기운은 늙은 가지가 주는구려.



小癡 許維(許鍊) - 묵매도(墨梅圖)

    

平生不識梅花訣 평생토록 매화 비결을 알지 못하여

胸裡槎牙苦未刪 가슴속의 거친 자취를 잘라내지 못하네

參得涪翁奇絶語 부옹의 빼어난 말을 얻고서

嫩寒淸曉到孤山 맑은 새벽 찬기운 속에 고산에 이르네.


小癡先生作此兩幅 一以胎 一要拙題 聊爾塞命 但愧俗句不足以奉揚雅意耳 辛險初陽日 琦記

소치선생이 이 두 폭을 그려서 하나를 나에게 보내주고 나의 화제를 요구하므로 이렇게나마 써서 요청에 응한다. 다만 속된 구절이 선생의 고상한 뜻을 드러내지 못할까 부끄럽다. 신해년(1851) 초겨울 양일에 기가 쓰다.  ▶부옹(翁): 북송(北宋)의 황정견(黃庭堅)을 가리킴.


김수철(金秀哲) - 석매도(石梅圖)

鐵石心腸. 北山.

철석심장(鐵石心腸)이라는 시(詩) 한구 썼는데, 이는 중국 송나라의 선비 번방(藩方)이 그의 선배 심추(沈樞)가 귀양살이 중에도 의지를 굽히지 않았음을 가상히 여겨 지은 시의 첫 구로서, 철석심장 연수약(鐵石心腸延壽藥)에서 땄다 한다. 즉 쇠나 돌같이 굳은 마음을 바위와 매화에 비유한 것이다.  


난석(蘭石) 방희용(方羲鏞) - 매초춘색(梅梢春色)

槑杪春色弄微和, 作意南枝剪刻多. 月黑林間逢縞袂, 覇陵醉尉誤誰何.

相逢月下是瑤臺, 藉艸淸尊連夜開. 明日酒醒應滿地, 空令飢鶴啄莓苔.

매화 가지의 봄빛이 작은 화가를 희롱하여, 작심하고 남쪽 가지에 많은 망울 터뜨렸구나.

달빛 어두운 숲에서 흰옷 차림을 만나, 패릉의 술 취한 위(尉)는 누구냐고 잘못 묻네.

달빛 아래 서로 만남은 신선의 집이고, 띠 자리에 맑은 술동이는 밤마다 펼쳐진다.

다음날 술 깨면 가득 찬 땅 위에, 공연히 굶주린 학으로 하여금 이끼를 쪼게 한다.


우봉(又峰) 조희룡(趙熙龍) - 묵매도(墨梅圖)

我家洗硯池邊樹(아가세연지변수) 우리 집 벼루 씻는 연못가 나무

朶朶花開淡墨痕(타타화개담묵흔) 가지마다 연한 먹으로 꽃을 피우니

不要人誇好顔色(불요인과호안색) 사람들에게 자랑하려 함이 아니라

只留淸氣滿乾坤(지류청기만건곤) 다만 맑은 기운 천지간에 가득하기를.

留雲館 夏日(유운관, 하일) 당호인 유운관, 여름날

조희룡은 추사의 애제자로 매화병풍을 두르고 매화가 그려진 벼루와 먹으로 매화차를 마시는 매화벽으로 유명하다.  원나라 王冕(왕면)의 “묵매(墨梅)”라는 시를 題詩로 썼다.


운계(雲溪) 조중묵(趙重默) - 묵매도(墨梅圖)

南枝向暖北枝寒( 남지향난북지한) 남쪽가지는 따스함 향하고 북쪽가지는 차니

一種春風有兩般(일종춘풍유양반) 한줄기 봄바람 둘이 되었다네

憑杖高樓莫吹笛(빙장고루막취적) 높은 누각에 지팡이 의지해 피리를 불지말게

大家留取倚欄看(대가유취의난간) 큰집에 머무르며 난간에 기대어 보리니.

 - 당나라 시인이 쓴 早梅라는 시를 詩題로 썼다. 


유진찬(兪鎭贊) - 墨梅圖(묵매도)

折贈未寄(절증미기)        보내려 꺾었으나 부치지 못하니,

陸凱嶺頭去(육개영두거)  육개는 잿마루 넘어가고,

相思忽到(상사홀도)        그리움에 언뜻 다가서니

盧同窓下來(노동창하래)  노동이 창 아래에 와있네.

   蒼史는 유진찬의 호


▷남조(南朝) 송(宋) 때 육개(陸凱)는 범엽(范曄)과 매우 친하였다. 육개(陸凱)는 강남태수로 있으면서 강남(江南)에서 먼저 핀 매화(梅花) 한 가지를 역사(驛使 : 요즈음의 우체부 역할)를 통하여 붙이고, 범엽에게 다음과 같은 화시(花詩)를 지어 보냈다. 

     折花逢驛使(절화봉역사) : 매화를 꺽다가 역사(驛使)를 만나서

     寄與隴頭人(기여농두인) : 농두인(隴頭人 : 변경에 있는 사람)에게 부치노라.

     江南無所有(강남무소유) : 강남에는 있는 것이 없어

     聊寄一枝春(요기일지춘) : 애오라지 한 가지의 봄을 부치노라.

이렇듯 육개는 멀리 떨어진 친구 범엽에게 봄소식을 전하고픈 마음에 역사(驛使)를 통해 매화꽃을 선물하였다. 이를 흔히 역사매화(驛使梅花)라 한다. 친구의 안부를 묻거나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를 때 역사매화라고 쓰게 된 연유이다.


또한 盧仝의 “有所思”라는 시의 아래 구절을 인용하여 그리움을 표현하였다. 

     相思一夜梅花發(상사일야매화발) : 그리움에 온밤을 지샜더니 매화가 피어나서

     忽到窓前疑是君(홀도창전의시군) : 언뜻 창문 앞에 이르러 당신인 줄 알았다오.


운곡(雪谷) 어몽룡(魚夢龍) - 묵매도(墨梅圖)

終日尋春不見春(종일심춘불견춘) 하루 종일 봄을 찾아도 봄을 보지 못하고

芒鞋踏破嶺頭雲(망혜답파영두운) 짚신이 다 닳도록 고갯마루 구름까지 가 보았지

歸來笑撚梅花臭(귀래소연매화취) 돌아와 수염 꼬며 매화향기 맡으니

春在枝頭己十分(춘재지두기십분) 봄은 이미 흠뻑 가지위에 있었네.

元 梅花尼(원 매화니) 원나라의 梅花尼 詩,

 雪川 書(설천서) 설천(어몽룡)이 쓰다.



우향(又香) 정대유(丁大有) - 紅梅

不知依然高節在(부지의연고절재) 예전처럼 높은 절개 의연한 줄 모르고,

世人爭道學桃花(세인쟁도학도화) 사람들은 복숭아꽃 그리는 법 배우라 다투어 말하네.

時己未皐月(시기미고월) 기미년 오월(고월은 음력 오월임.)

作爲穎雲先生雅鑒正之(작위영운선생아감정지) 영운(김용진)선생께서 살피시고 바로 잡아주시기를.

金城 丁大有(금성 정대유) 



청운(菁雲) 강진희(姜璡熙) - 黑梅

幾生修到

吳 葦滄令臺法家 敎正 靑雲弟 姜晋熙(오위창령대법가 교정 청운제 강희보) 

위창 오세창에게 교정을 받음. 강진희의 호와 이름이 적혀있다.


퇴계선생의 梅花 詩

前身應是明月 내 전생은 밝은 달이었지

幾生修到梅花 몇 생애나 더 닦아야 매화가 될꼬.



유당(酉堂) 김희순(金熙舜) - 매화도

喜報先得 기쁜 소식을 먼저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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