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24. 14:45ㆍ민요&국악
남도민요 육자백이 - 안숙선
육자배기는 서도의 수심가와 더불어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로, 원래 농요(農謠)의 갈래이며, ‘육자배기’라는 이름은 이 노래의 장단 진양의 1각인 6박을 단위로 하는 노래라는 뜻에서 생긴 듯합니다.
이 진양은 민요에서는 보기 드문 장단이며 그 박자가 매우 느려서 한스럽고 서정적인 느낌을 주나 억양이 강하고 구성진 멋이 있으며, 그 선율이 유연하면서도 음의 폭이 넓고 장절의 변화가 다양하여 그 예술적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 또한 흘러내리는 미분음(微分音) 및 시김새에 따른 목구성이 독특하여 ‘육자배기조’라는 선율형을 낳았는데, 이 선율형은 전라도 사람이 아니면 제 맛을 낼 수 없습니다.
텁텁한 막걸리 가득한 툭배기 속으로 새끼손가락을 넣어 휘~막걸리를 저어 시원하게 한잔 쭉 들이키고, 김치한쪽 손가락으로 입에 집어 넣고 입술을 쓱~문대고 헛기침으로 목소리 한번 가다듬고 나서, 고나 헤~ 하며 목청껏 부르시던 육자백이, 남도의 멋과 한이 듬뿍 담긴 향토적인 색채가 강하게 배여있는 짜임새가 높은 가락이면서 가사 말 또한 참으로 절절하며 애달기가 그지 없습니다.
맑고 높은 가을하늘을 바라보며 듣는 육자백이 한가락, 새도 울고, 꽃도 울고, 원도 한도 속절도 없이 구구절절한 사연들, 애원성과 절절함이 많이 배어있는 가사 말과 가락 탓으로 일제 강점기 때 특히 많이 불렀습니다.
쌍글이 배 그물 펼쳐 힘겹게 밀고 올라가듯 밀고 올라가다 상창(上唱)에서 비튼다든가 때로는 흔들기도 하면서 곧바로 하창(下唱)으로 내려오기도 하고 그만큼 표현하는 감정의 진폭이 가락 속에 강하게 담겨 있어 부르는 창자(唱者)나 듣는 이나 찐한 삶의 유대(紐帶)를 함께 할 수 있는 가락이기도합니다
대부분 끝부분이 ~구나(고나) 헤~ 하시며 손을 올리시면 다른 분이 이어 부르시고, 또 ~구나 헤~ 하고 술잔을 상대방 쪽으로 향하면 소리를 받아 부르면서 때로는 추임새도 넣어 주고 따라 부르기도 하면서 꼭 가사에 얽매이지 않고 가슴에 담아있는 심사를 가사말로 만들어 부르며 함께 하던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습니다
수양버들 선들거리는 맑은 강가 자갈밭에 자리 깔고 막걸리 한 사발 손에 들고 스치는 바람결에 떨쳐진 잎새 하나가 마치 새인양 하늘에 날리고 햇볕은 바람에 잡히어 선선한 오후, 멀리 산천 바라보며 애간장 녹이는 육자백이 한가락이 무심히 듣고 싶습니다.
육자배기의 대표적인 가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저건네 갈미봉에 비가 몰아온다
허리에 우장을 두르고 논에 지심이나 매러갈거나-헤
진국명산 만장봉이 바람이 분다고 쓰러지며
송죽같은 굳은 절개 매맞는다고 훼절할까
녹초 청강상에 굴레 벗은 말이 되어
때때로 머리 들어 북향하여 우는 뜻은
석양이 재넘어가니 임자 그려 우노라
(이하 생략)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다 꿈이로다
너도나도 꿈속이요 이것저것이 꿈이로다
꿈 깨이니 또 꿈이요 깨인 꿈도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어가는 인생
부질없다 깨랴는 꿈, 꿈을 꾸어서 무얼하리
아이고 데고 어허 흥 성화가 났네,
(이하 생략)
남도민요 육자백이(자진 육자백이) / 이화중선
남도민요 육자백이 / 박녹주-박초선
육자배기-김영임
고나~ 헤~, 날 다려 가려무나. 나를 다려 가려무나.
한양으 낭군아 나를 다려를 갈거나 고나~헤~.
새야 새야 청조새야 가지가지 앉지를 말어라.
그 나무 병들어 고목이 되면 날과 일반이로구나 고나~헤~.
꿈아 꿈아, 무정헌 꿈아, 오시는 임을 보내는 꿈아.
잠든 나를 깨우지 말고 가시는 님을 붙잡어 주지.
타서 속 조금 남은 이내 간장이 마자 끊었거나 고나~헤~.
인연이 있고도 이러는가. 연분이 안될라고 이 지경이 되든가.
전생차생 무삼 죄로 우리 둘이 삼겨를 나서 이 지경이 웬일이란 말이냐.
아이고 내 답답헌 이내 심사를 어느 뉘기랴 알거나 고나~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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